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 경기침체 우려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개인컴퓨터 시대에서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로 전이되는 '모바일 혁명기'를 맞은 인터넷 관련주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와 무관한 인터넷 산업의 특성과 모바일 관련시장이 커지고 있어 이들 업체의 실적 호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1일 이후 전날까지 11.9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7.11%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코스피 지수를 29.03%포인트나 웃돈 것이다.

같은 기간 NHN과 SK C&C 주가도 7.75%, 4.81% 올라 각각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24.86%와 21.92% 상회했다.

이같은 강세는 과거 PC 기반 인터넷의 확산시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시장의 확대로 인터넷 업종이 다시 한번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기존 PC 기반 인터넷 사업의 수익모델은 '온라인게임 → 온라인쇼핑 → 온라인광고' 등으로 진화했다. 특히 온라인광고 시장은 국내 인터넷 이용률이 50% 수준을 넘어서면서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 포털 업체들도 2002년 하반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이미 큰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모바일쇼핑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형성된 모바일광고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를 넘어서는 2012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SK C&C는 모바일 결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최근 넥서스S4G폰용 모바일결제 앱인 구글 월릿(Google Wallet) 앱을 공개했다"며 "SK C&C는 지난 6월 FDC와 공동으로 구글 월릿에 TSM솔루션을 공급했으며 구글 월릿 서비스 개시로 이에 연동되는 매출(결제수수료 중 일부)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글 월릿은 아직 통신사(스프린트), 카드사(시티뱅크 마스터카드), 스마트폰(NFC칩 탑재) 등에 제약조건이 있지만 미국 전역에 약 15만대 보급된 페이패스 결제 터미널을 통해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게 됐다. 향후 적용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매출이 실제로 시작되는 데에 의미가 있으며 비용의 대부분이 인건비임을 감안할 때 SK C&C의 전체 수익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기대감에 기관들도 주목하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2일 이후 다음과 NHN 주식을 각각 159만2853주와 238만9044주씩 순매수했다. SK C&C 주식도 48만5589주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해외 동종업체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인터넷이 PC에서 내 손안의 인터넷으로 변화하고 있고 미국 동종 기업들이 주가수익비율(PER) 60~70배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국내 인터넷 관련주들의 주가도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