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매수 주체는 누구일까? 정답은 '우체국'과 '기계'다.

수급주체에서 국가 및 지자체로 분류되는 우정사업본부와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에 따라 기계적으로 컴퓨터를 통해 매매하는 기관 중심의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최근 며칠새 지수 상승의 주인공이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시장흐름의 경향성 중 하나는 현물(주식)시장에서는 주요 매수주체들이 오히려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는 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시적 수급에 의한 지수 방어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수 반등 추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현물 매수주체가 절실하다는 것.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1일 "상승의 조건은 적어도 시장이 지속할 것이란 믿음을 줄 수 있는 선물매수 규모나 현물을 매수할 수 있는 주체의 존재"라며 "일시적인 차익거래에 의한 상승은 분명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지수 상승은 대부분 국가 및 지자체로 분류된 투자주체의 차익 프로그램에 의해 나타났고, 이 주체의 매수는 단기적이고 규모 역시 현재로선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단기적으로는 1000억~2000억원 정도의 매수 여력 밖에는 남아있지 못하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 애널리스트는 "전날 외국인 선물 매도 반전은 주목할 만한 지표"라며 "주간으로 이번주 상승을 예상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을 끌어 올릴만한 매수세가 현물 및 선물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면 실제 주간 상승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뚜렷한 투자주체 출현이 필요한 시점이고, 이런 의미에서 전날 프로그램에서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과 개인의 현물 움직임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