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주력 제품인 2기가비트(Gb) DDR3 D램(1333㎒) 현물가격이 반등하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Gb DDR3 D램 현물가격은 지난 26일 1.01달러를 기록했다. 0.95달러까지 하락했던 DDR3 2Gb 현물 가격은 지난주 후반 이틀 동안 6% 이상 오르며 1달러선을 회복했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현물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3월 일본 지진 이후로는 사실상 첫 반등"이라고 밝혔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2Gb DDR3 현물가격 반등은 현물가격이 1.0달러 이하는 가격바닥이라고 판단한 일부 채널에서 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1.0달러는 후발업체 최신공정 40nm급 2Gb D램의 변동비 수준으로, 의미있는 저점라인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대투증권은 현물가격의 반등 사유로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바닥 기대 심리 △일부 D램 업체들의 비공식적인 감산으로 저가 밀어내기 중단 △추가 가격하락을 우려한 딜러들의 낮은 재고 수준 △특히 스포츠 이벤트 등으로 인해 중국내 딜러들의 바닥난 재고의 재고축적(Restocking) 시작 등을 들었다.

구 애널리스트는 "2011년 하반기에는 세트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채널과 PC OEM은 재고확보에 소극적인 상황이 지속됐다"며 "따라서 D램 공급자들의 공급 축소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된다면 현물 가격의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D램 현물가격은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추세적인 상승세 전환은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물가격 저점 확인에 의미가 있다"며 "추세적인 상승세 전환은 아직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2Gb D램 현물가격이 1.1달러선까지는 반등 가능, 당분간 US$1.0~1.1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현물 시장의 반등은 9월 이후 고정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가근 애널리스트는 "현재 고정가와 현물가의 괴리가 18% 정도 있는 상황인데, 현물가격이 추가적인 반등을 해준다면 9월 고정가격은 소폭 하락에 그칠 것"이라며 "공격적인 예상으로는 보합 수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지금이 적절한 반도체 관련주들의 매수 시점이라는 조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삼성전자 모두 역사적 저점 수준의 낮은 밸류에이션의 주가 수준인데, 현재와 같이 D램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하는 모멘텀까지 발생할 때가 적절한 투자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안성호 애널리스트도 단기적으로 반도체 주가반등세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당분간 강한 상승세로 전환하기에는 3분기 실적악화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D램 가격 반등 기대감에 이날 오전 11시 8분 현재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050원(5.85%) 오른 1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1% 가량 오르고 있다. 이외에 하나마이크론, STS반도체, 시그네틱스, 심텍 등 반도체 관련주들도 4% 가량 오르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