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토로라 휴대폰 생산 자회사 인수 소식에 16일 관련 부품주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구글의 본격적인 지원으로 모토로라 휴대폰 매출이 늘면 실적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터치패널 제조업체인 이엘케이가 상한가를 치며 1만2150원까지 올랐고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만드는 인터플렉스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엘케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70%를 모토로라의 터치패널 공급에서 올렸다.

배터리보호회로(PCM)를 만드는 파워로직스도 상한가를 쳤다. 이 회사의 PCM은 휴대폰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삼성SDI를 거쳐 모토로라로 납품된다. 자회사인 모젬이 모토로라에 터치패널을 공급해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린 시노펙스는 10.14%(185원) 오른 2010원에 장을 마감했다.

모토로라의 휴대폰 판매량 증가는 이들 기업의 실적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엘케이 관계자는 "LG전자와 모토로라에 터치패널을 납품하고 있는데 올해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매출이 늘어난 데 이어 또 다른 호재가 생겼다"며 "올해는 전체 매출에서 모토로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로 작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출처가 다변화될수록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다는 점도 호재다. 인터플렉스는 삼성전자와 애플에도 FPCB를 납품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구글에 인수된 뒤에는 현재의 부품 조달처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품업체 관계자들은 "휴대폰 제조 분야에 수십년간 전념해온 생산 노하우를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