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컨센서스(평균)보다 비관적으로 보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최근 폭락장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연간 주가 하단을 1860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낮게 제시했지만 이렇게 빠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현재 주가는 이미 이성적인 영역을 벗어났다"는 게 윤 팀장의 진단이다. 그는 "전날 장을 지켜본 뒤 더 이상의 지수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며 "이날 장중에만 18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주가 하단 전망이 하루 만에 터무니 없을 만큼 빗나갔다"고 토로했다.

윤 팀장은 단기적인 주가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10일부터는 반등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심리는 무너졌더라도 경기 방향성이 꺾였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공포가 이끈 과도한 하락은 결국 강한 반등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윤 팀장은 2004년 4월과 2007년 7월에도 주간 낙폭이 8%를 웃돈 적이 있었는데,두 차례 모두 강한 반등이 뒤따랐다고 설명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가 충분히 낮아진 점도 9월 이후 주가 반등을 예상하는 이유다. 그는 "일찌감치 올 2분기 기업 실적을 '네거티브 서프라이즈(예상 밖 악화)'로 내다봤는데 부진한 실적 발표가 줄을 잇는 동안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윤 팀장은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나오는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은 시장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세계적인 디레버리징(유동성 축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시장을 진정시키기 어렵겠지만 9월 하순 열리는 회의 때는 경기 부양 관련 언급이 나올 것라는 전망도 내달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꼽았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