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바꾼 삼성전자, 대장株 복귀 언제
상반기 삼성전자의 증시 성적표는 초라했다. 주도주 자리를 현대차 등에 내줬을 뿐만 아니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 주가가 뒷걸음질치는 수모를 당했다. 시장과 엇박자를 내며 영향력도 크게 줄었다. 2004년 4월 22.98%에 달했던 시가총액 비중은 10.45%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하반기 첫 거래일인 1일에는 화끈하게 출발하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인사 소식으로 이날 주가는 3.51%(2만9000원) 올라 85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이닉스 LG전자 등 정보기술(IT)주의 동반 상승을 이끌며 오랜만에 주도주 역할도 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얼마나 호전되느냐에 따라 전격적인 문책인사로 분위기를 쇄신한 삼성전자가 주도주로 복귀하는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우려를 터는 시점은

분위기 바꾼 삼성전자, 대장株 복귀 언제
삼성전자는 올초 95만8000원으로 출발했다.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치 돌파 등의 '축제'에서 소외된 삼성전자는 이날 급등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10.75% 하락한 상태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 우려감이 확산된 데다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1분기 영업이익(2조9490억여원)은 '어닝쇼크' 수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3% 줄었다.

오는 7일 발표 예정인 2분기 실적도 실망스러운 수준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4월 4조~4조5000억원 수준에서,5월 4조원 이하,6월 3조4000억~3조7000억원까지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6월 현재 시장 컨센서스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줄었다.

부진했던 주가는 2분기 실적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지난해 3분기 수준의 영업이익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글로벌 경기지표가 최대 변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디스플레이 사업이 2분기에 2400억원가량 영업손실을 입어 수익 추정치를 하향한다"며 목표주가를 120만원에서 116만원으로 내렸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가를 120만원에서 105만원으로 떨어뜨렸고,신한금융투자도 130만원에서 119만원대로 낮췄다. 한국투자증권과 신영증권 등도 하향 조정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목표가 하향과 별개로 삼성전자에 대한 시선은 점차 우호적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잠잠해지면서 삼성전자 실적의 최대 변수는 글로벌 경기 호전 여부다. 사업 포트폴리오와 수출 비중을 감안할 때 이 회사의 실적은 글로벌 경기사이클을 따라간다. 앞으로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와 중국 물가지수 등이 3분기 이후 삼성전자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7~8월은 가전업체 등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메모리반도체 수요 등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경기지표의 호전 징후만 나타나면 이르면 3분기 중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한 43조870억원,영업이익은 8%가량 줄어든 4조4940억원으로 추정했다.

손성태/김유미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