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내 증시는 강세 기조가 다소 주춤하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 코스피지수는 하루 만에 반등해 209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사흘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고, 프로그램도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돼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주말 뉴욕 증시 주요지수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는 점은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리스 의회에서 긴축안이 통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와 이탈리아 재정불안이 증시 발목을 잡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과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지원안 합의에 힘입어 세계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면서 "다만 이번주는 우호적인 변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재차 위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상반기 결산을 앞두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기관의 '윈도드레싱' 효과와 유럽발 악재의 대안 마련이 기대돼 코스피지수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등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윈도드레싱'은 투신 등 기관투자가들이 결산기 마감을 앞두고 보유 종목의 종가관리를 통해 펀드 수익률 개선을 시도하는 것이다. 최근 조정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윈도드레싱 효과를 고려해 투자전략을 세워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금융기관 신용등급 우려라는 새로운 산을 만난 시점에서 주가의 등락 폭이 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변동성 확대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 부각 사이에서의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각국 간의 이견 조율과 대책 마련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코스피지수 2000선 초반에선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초반 수준을 기록하는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이 코스피지수를 지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달 말을 기점으로 그리스 사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의회가 28일(현지시간) 긴축 재정안 표결, 30일의 경우 500억유로 규모의 자산 민영화 관련 표결을 계획하고 있다"며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은 이달 28일과 30일 고비만 무사히 해결하게 되면 본격적인 해소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내달 초엔 120억유로 규모의 5차 구제금융 지원이, 중순엔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한 결정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내달 초가 되면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다가오는 실적 시즌과 증시 반등 기대를 고려해 투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업종 선택에 있어선 실적시즌을 앞두고 자동차, 화학, 내수 대표주와 같이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군과, 펀더멘털(내재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낙폭이 컸던 종목군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유가 하락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심 팀장은 "IEA의 비축유 방출 결정이 주도업종의 차별화로 연결될 소지가 있고, 유가 하락과 관련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며 "각 업종별 가격, 실적,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전월보다 운송, 기계조선, 건설, 보험, 음식료의 투자메리트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