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가가 어떨 것 같아요?"

주가가 약보합세를 보이자 증권사나 PB(프라이빗 뱅킹) 상담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전문가들에게 묻는 질문이다. 이런 물음에 주식 전문가들도 딱 부러지게 대답할 수는 없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가 밀렸다가 여름 휴가 끝나고는 회복 가능성이 있죠"라고 말하기 마련이다.

그만큼 주가 예측은 하나님도 모른다. 투자의 귀재인 위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라고 해서 백이면 백,투자에 성공할 수는 없다.

어떤 투자자는 점쟁이를 찾아가 투자주식에 대해 점을 보곤 했다. 공교롭게도 점쟁이가 예측한 대로 주가가 올랐다. 내친김에 이 투자자는 점쟁이에게 "종목까지 골라서 투자해달라"며 3000만원을 맡겼다. 문제는 다음부터다. 이 점쟁이는 하루종일 경제신문 증권TV 전문서적 등을 섭렵해가며 주가관리를 하느라 컴퓨터 모니터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점보는 일을 뒷전으로 미루다 보니 복채 수입까지 줄었다.

요즘 같은 약세장이면 '그분 용하지 않은가봐'라는 평판을 들을까봐 점쟁이는 식은 땀을 흘린다.

어쩌다 점쟁이가 주가 전망을 맞힐 수는 있다. 그렇지만 계속 맞힐 수 없다. 주가는 경제적인 변수를 분석 · 전망하고 각종 수학 · 과학 · 심리적인 기법을 동원해야만 어느 정도 규칙성을 찾아내 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다.

주가예측 도구로 정평이 난 '엘리어트 파동이론(elliot wave principle)'에 대한 분석 · 해설서 개정판이 최근 나왔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의 계승자인 A J 프로스트와 로버트 R 프렉터,찰스 J 콜린스가 쓴 책을 번역한 내용이다.

엘리어트는 1934년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한 뒤 장기적 시장 예측은 물론 하루 사이에 벌어지는 장중 시간별 변동까지도 적중할 수 있다고 자평하는 파동이론을 개발했다.

13세기의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가 발견한 피보나치 수열(1 대 0.618의 황금비율)을 기초로 파동의 등락주기를 만든 것.

점쟁이가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공부해 매수저점과 매도고점을 훈수하는 게 아닌 이상 미신보다는 과학적 분석을 공부해보자.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