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종이 수상하다…2분기 '실적 악화' 먹구름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업황 회복 기대에 먹구름이 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전자 등 대형 IT주들이 급락하자 코스피지수는 17일 2031.93으로 전날보다 14.70포인트(0.72%)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PC와 TV에 이어 휴대폰 업황도 예상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2만9000원(3.42%) 하락한 81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말 업황 상승 기대로 10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모건스탠리,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창구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가격은 한때 80만30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이닉스는 2만4650원으로 6.10% 급락했다.

PC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출하량이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반도체 주가를 끌어내렸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 가격 하락도 주가를 끌어내린 직접적 요인이다. 반도체 가격정보 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메모리반도체 주력 제품(DDR3 1Gb 128M×8 1333㎒)의 6월 상반기 고정거래 가격은 0.98달러로 한 달 만에 다시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32Gb와 64Gb 낸드플래시 현물가격도 하락세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이날 2만8200원으로 6.78% 하락하며 2009년 5월26일(2만8000원) 이후 2년여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TV 수요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LCD 업황 호전을 기약하기 어려운 탓이다. LG전자는 1400원(1.72%) 내린 7만9800원으로 신저가를 경신했고,삼성전기(-2.54%) 삼성SDI(-2.13%)도 줄줄이 하락했다. 전기전자업종지수는 3.35% 내려 주요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IT주들의 이익 회복에 대한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며 "PC와 TV에 이어 휴대폰 업황마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기관들의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IT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은 이날 IT주를 234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김수언/강지연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