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내 증시는 전날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는 가운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3일 50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2050선으로 떨어졌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PIGS(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재정위기 우려가 재부각된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팔자'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가며 409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지수는 장중 수급선인 60일 이동평균선(2083선)을 밑돌았고, 끝내 경기선인 120일 이평선(2057선)을 소폭 밑돌아 장을 마쳤다.

전날 뉴욕 증시 하락은 이날 투자심리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가 반영되면서 주요 지수가 모두 1% 이상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매도 기조가 이후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유가증권에서 3조원 넘게 매물을 쏟아내지 지수 조정을 이끌었다.

이상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가 매도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프로그램 차익매물의 출회는 이후 제한적일 것"이라며 "순차익거래 잔고가 역사적으로 최대 수준의 매도 규모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09년 동유럽 재정위기와 작년 PIGS 재정위기 발발 당시와 비교해 유럽은행의 CDS(신용디폴트스와프) 금리 움직임이 크지 않다는 점에 비춰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과거보다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란 관측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반등이 국내증시에 투자하는 일부 외국인 투자가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음이 여전한 고민거리일 것"이라면서도 "최근 원·달러 환율 반등에 따라 일본 지진 이후 확대됐던 달러화 환산 코스피지수와 원화 기준 코스피지수의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일정 부분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 완화를 기대하게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매도가 잦아드는 상황에서 연기금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코스피지수의 하단이 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증시가 약세를 보일 때마다 안전판 역할을 했던 투자주체는 연기금"이라며 "긴 호흡으로 운용하는 특성상 저가매수 전략이 가능하다는 점과 올해 주식 목표비중(18%) 등을 고려하면 이번 역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락 압력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조정으로 인해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의 가격 부담이 완화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27일 대비 조정을 받은 현재 코스피지수는 7.23% 하락했지만 주도주의 경우 11% 밀렸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반등을 준비하는 기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곽 애널리스트는 "세계 경기회복 기조 자체가 훼손된 것이 아니고 단기성 악재들이 맞물리며 발생된 수급 악화로 하락폭이 예상보다 깊어진 것 뿐"이라며 "하락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기는 어렵고 큰 폭의 가격조정이 계속된다기 보다는 반등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조정이 가파르게 일어난 만큼 기술적 조정의 마무리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모멘텀 확보를 위해 기간 조정은 필요할 전망이고 반등 강도나 시기는 조금 더 이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