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유로존 재정 위기가 불거지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0.78포인트(1.05%) 내린 1만2381.26을 기록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90포인트(1.19%) 하락한 1317.37, 나스닥 종합지수는 2758.90으로 44.42포인트(1.58%) 떨어졌다.

일부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 등급 하향 소식과 부진한 글로벌 경기 지표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런 가운데 증시에서는 다우 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 가운데 맥도날드를 제외한 29개 회사가 하락했다. 기술주와 에너지 관련주들도 내림세를 보여 지수의 약세를 이끌었다.

지난 21일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S&P는 낮은 성장률과 높은 부채 수준을 들어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현재 'A+'인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24개월 내에 강등할 가능성이 3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S&P는 이미 전주에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로 3단계 강등한 바 있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유로존 재정 우려가 커졌다.

또 다른 신용 평가사인 피치도 이날 벨기에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등급은 'AA+'를 유지했다.

마크 브론조 시큐리티 글로벌 매니저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의 성장성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런 불안한 심리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의 종료 이후 유동성 축소 우려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셀톤 캐널리 트러스트 수석투자책임자(CIO)도 "투자자들이 유로존 재정 위기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 깨달았다"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부진한 글로벌 경기 지표 소식도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5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잠정치는 51.1로 10개월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대비 배럴당 2.4달러(2.4%) 하락한 97.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96.37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국제유가가 밀리면서 관련주의 약세가 이어졌다. 쉐브론이 1.17%, 할리버튼이 2.16% 하락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 둔화 우려에 프리포트맥모란앤 카퍼앤골드, 캐터필라가 각각 1.98%, 2.33% 내림세를 보였다.

유로존 재정 위기 부각에 금융주도 약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38%, 시티그룹이 2.09% 하락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