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인수 · 합병(M&A) 관련 뉴스가 이번주 무더기로 쏟아졌다. 산은금융지주의 우리금융지주 인수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고,대한통운은 금호터미널과 분리 매각되는 것으로 결정났다. 지난 9일에는 SK네트웍스가 한섬 지분 인수와 관련된 세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해 M&A가 조만간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무산 위기로 13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것에서 알 수 있듯 M&A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M&A 관련 종목들의 주가 흐름과 전망 등을 점검해 봤다.


◆대한통운 인수 못해야 호재?

증권가에선 대한통운 매각이 인수 기업 주가에 대체로 부정적이란 전망이 많다. 인수 후보 기업들의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매각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인 포스코의 주가에 미칠 영향은 인수가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김강오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포스코가 대한통운 인수 추진을 발표했을 때 예상가는 1조5000억원이었다"며 "포스코 주가가 이를 반영해 하락했던 만큼 1조5000억원보다 싸게 인수하면 호재,비싸게 인수하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J는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한다면 주가가 오히려 8%가량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3개월간 CJ 주가가 대한통운 인수와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CJ의 현금동원력이 1조4000억원 정도인데 대한통운 인수가격은 1조8000억원에 이를 수 있어 추가 차입 등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대한통운의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 결정은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호그룹의 재무구조 개선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데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통운에서 분리된 터미널 사업부문을 인수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주 들어 7.11% 하락했다. 반면 터미널 부문 분리 매각으로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롯데쇼핑의 주가는 13일 3.61% 상승했다.

산은금융지주의 우리금융 인수는 은행주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성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우리금융을 시중은행이 인수할 경우 기대됐던 시장 경쟁 압력 하락과 산업 효율성 향상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 신세계 등은 M&A가 호재

지난해 5월부터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한섬과 SK네트웍스의 M&A가 성사되면 두 종목 주가에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량 브랜드를 보유한 한섬은 SK네트웍스 패션사업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섬도 SK네트웍스의 인프라를 등에 업고 중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달 10일 이마트와 분리 상장하는 신세계는 톰보이,킴스클럽마트 인수전에서 잇달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두 회사 모두 시너지를 거둘 여지가 높아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수 후 이마트로 편입될 것으로 보이는 킴스클럽마트는 이마트가 롯데마트에 비해 약했던 기업형슈퍼마켓(SSM)을 23개에서 77개까지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