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의 해외 IPO(기업공개)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상장을 주관했던 중국고섬이 거래 정지된 데 이어 영국 기업 엠비즈글로벌솔루션즈도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증권을 주관사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엠비즈글로벌솔루션즈는 지난 14일 상장예비심사 결과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내부통제제도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역시 대우증권을 주관사로 지난 1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던 일본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파워테크놀로지도 지난달 말 '속개(재심의)' 판정을 받았다.

엠비즈글로벌은 미승인 사유를 해소해야 하고,파워테크놀로지는 재심의까지 3~6개월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두 업체 모두 빨라야 올 하반기 상장을 재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은 국내 상장된 18개 해외기업 중 가장 많은 4개사의 상장을 주관하는 등 해외기업 IPO에 주력해 왔다. 올해도 줄잡아 10여개 기업의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다. 작년 12월 상장 승인을 받은 중국 썬마트홀딩스는 상장 시기를 이달로 한 차례 늦췄지만 아직도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유가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리던 시노폴리머는 아예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김현영 대우증권 상무는 "아직 진행 중인 딜도 상당수 있지만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워낙 나빠져 일정을 다소 늦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수수료 경쟁을 감수하며 외국기업 상장 유치 경쟁을 벌인 대우증권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은 중국고섬 외에 2009년 두 차례 반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파문을 일으킨 연합과기의 상장도 주관했다.

IPO 과정에서 떠안은 830만주의 중국고섬 주식은 주가 하락으로 235억원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주주라는 이유 때문에 주관사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지에서 진행 중인 감사 내용도 제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이 지난 1~2월 3만주를 취득하는 등 대우증권과 관계자가 보유한 중국고섬 주식은 834만주(8.18%)에 달한다.

대우증권 법무팀 관계자는 "주주에 대한 정보공개의 비대칭성 때문에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비공식적인 루트 등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