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명예회장이 대표이사와 최대주주인 신발 제작 전문업체 태광실업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24일 한신정평가는 태광실업의 무보증사채 및 기업 신용등급을 'A-'로 신규 평가한다고 밝혔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을 제시했다.

이번 사채는 태광실업이 1980년 설립된 후 세번째로 발행하는 사채이며, 무보증사채로는 첫번째다. 발행규모와 기간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300억∼500억원 범위에서 3개월 내 발행될 가능성이 높다. 본평가를 통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받은 이후 3개월 내에 발행하지 않으면 기존에 받은 등급이 폐기되기 때문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신규 시설에 투입된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300억∼500억원 수준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전액 신규 신발 제조 공장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광실업은 1996년 이후 나이키(NIKE) 브랜드 신발만을 전문 제조하고 있다. 거래처 단일화에 따른 사업위험이 있지만 나이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가운데 3~4위에 해당하는 시장지위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거래처 관련 위험은 낮은 수준이란 평가다.

재무위험이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당기순이익 창출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재무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한신정평가는 전망했다.

태광실업은 2004∼2005년 대규모의 불량제품 회수 비용이 발생한 청도태광을 자회사로 보유한 태진을 흡수합병하면서 재무위험이 크게 늘었다. 이후에도 2006년 휴켐스 인수에 따른 자금소요 228억원, 2008년 정산컴퍼니와 정산비나로의 출자 총 165억원, 지난해 391억원 규모 휴켐스 지분 추가 취득 등이 진행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그러나 지속적인 당기순이익 창출 등에 힘입어 연결 기준 2009년 말 214%였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174%로 낮아졌고, 차입금 의존도도 34%에서 31%로 떨어졌다.

한신정평가 측은 "단기적으로 베트남 목바이 공장과 인도네시아 공장 신설에 따른 자금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다소 저하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투자가 완료돼 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2013년 이후부터는 수익력 개선 및 투자부담 감소를 통해 차입금 감축이 이뤄져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