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증시가 부침을 겪는 가운데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이 저가 메리트와 업황 반등 요인을 갖춘 업종을 매수하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36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2조456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 기간동안 기관의 순매수 상위 3대 업종은 철강금속(5385억원), 서비스(5038억원), 보험(216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운수장비(-2080억원), 화학(-1720억원), 증권(-768억원) 등의 업종에 대해선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에선 철강과 서비스, 보험업종이 저평가 매력과 업황 반등 요인을 보유하고 있어 기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했다.

철강업종은 계절적으로 성수기이고, 국제 철강재 가격이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재고 감소의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서비스업종은 시가총액 상위군에 포진한 지주사들의 저평가 메리트, 계열사 IPO(기업공개) 모멘텀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보험업종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되면서 금리인상 기조 지속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못 오른 업종이었던 철강은 주가에 미반영된 이익 개선 전망치가 업황 반등과 함께 반영된 것"이라며 "조선주가 많이 편입돼 있는 운수장비업종의 경우 그동안 상승폭이 큰 상황에서 차익실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운수장비와 화학 등 많이 오른 업종 일부를 덜어내고 철강금속, 보험, 전기전자 등의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적은 규모지만 연기금이 꾸준히 '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펀드 환매가 잦아들고 있어 기관의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애널리스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급증한 펀드 신규 설정은 2009년과 지난해 대규모 환매로 대부분 물량이 소화됐고, 올해 다시 자금 유입이 우위를 보일 수 있는 구도"라며 "기금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투자 목표비중이 18%임을 감안하면 최근의 지수 하락은 국민연금의 신규 매수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