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후 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그러나 아직 클라우드 컴퓨팅이 도대체 무엇인지,'가상화'나 '추상화' 같은 어려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일반인들이 많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문서 작성,영화 감상,그림 그리기 등 컴퓨터로 하던 일들을 다양한 단말기,전화기나 개인용컴퓨터(PC) TV 등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예전에는 문서 작성이나 영화 감상을 위해선 PC를 산 뒤 문서 작성이나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문서나 영화 파일을 저장해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내 영화나 문서 파일들이 인터넷 어딘가의 서버에 저장되어 있고,PC나 TV 휴대폰 등으로 인터넷을 통해 그 파일에 접근한 다음,인터넷 상의 문서 편집기나 동영상 재생 서비스를 이용해 그 파일들을 편집 혹은 재생하게 된다.

컴퓨터 작업을 위해 PC를 살 필요도,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파일이 저장된 컴퓨터 앞에 갈 필요도 없다. 언제 어디서든 아무 기계로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것이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실제로 이미 구글의 검색이나 번역,문서 작성과 사진 편집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인터넷 서비스 형태로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나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들,삼성SDS LG CNS SK C&C 등 IT 서비스 업체들도 앞다퉈 다양한 개인 및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해 내놓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시스코 같은 회사들도 자신들이야말로 진정한 클라우드라고 주장하고 있어 IT 업계는 클라우드의 광풍 속에 있다.

이런 클라우드 컴퓨팅의 열기 속에서 어떤 업체와 사업이 진정한 가능성과 가치를 지녔는지 알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클라우드라고 주장하는 사업이 '최종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라는 잣대만이 유효하다. 어떤 사업도 돈을 못 벌면 지속 불가능하고,가치 없는 상품에 돈을 줄 사용자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프라나 장비,솔루션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기업이나 개인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응용 서비스다. 예를 들어 포스코의 경우 수백 대의 PC에 설치되던 수천만원을 넘는 고가 연구개발용 프로그램을 회사 내 연구개발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통합함으로써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소프트웨어 추가 구입 및 유지 보수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따라서 클라우드를 논할 때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을 썼느냐가 아니라 최종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정부가 사용자 가치 지향적인 클라우드 응용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다국적 기업이 열을 올리고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정책과 자금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와 벤처 투자자들은 유행에만 편승해 돈 벌 길이 묘연한 클라우드보다는 사용자에게 가치있는 응용 서비스 클라우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권대석 클루닉스 대표 hyntel@cluni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