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가 롯데를 위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해태음료 인수와 해태제과 재상장 기대감에 따른 크라운제과의 강세로 업계 1위 롯데칠성롯데제과가 주춤하고 있는 것.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9일 국내 3위 음료업체인 해태음료의 지분 100%(아사히 맥주 58%, 롯데호텔 19% 등)를 순차입금 1230억원에 떠안는 조건으로 1만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LG생활건강은 시장점유율 기존 17%에서 24%로 늘어나면서 업계 1위 롯데칠성(34%)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게 됐다.

안화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코카콜라와 해태음료가 합쳐지면서 영업조지과 장비가 경쟁자인 롯데칠성의 수준에 거의 근접해질 것"이라며 "코카콜라 단독으로는 롯데칠성 영업조직의 43% 수준에 불과하지만 해태음료와 합쳐질 경우 76%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공통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부분을 합치면 비용 절감 등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차석용 LG생활건강 CEO는 IMF이후 무너진 해태제과를 턴어라운드시켰더 경험이 있는 만큼 해태음료의 구조조정에 있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안 연구원은 예상했다.

LG생활건강의 주가는 해태음료 인수발표 이후 상승 탄력을 받으며 전날 5%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4.8% 이상 오르고 있다. 반면 롯데칠성은 닷새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의 제과업계 1위 롯데제과도 크라운제과-해태제과 연합군의 매서운 공격을 받고 있어 수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2005년 해태제과를 인수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합산 매출액 1조원의 거대 제과회사로 재탄생해 국내 제과시장 점유율 2위업체로 부상했다.

연간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1400억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회복하는 등 수익성 개선도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근 해태제과 재상장 기대감이 가시화되면서 크라운제과는 시가총액을 꾸준히 불리고 있다.

정규봉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태제과와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창출되면서 회사가 구조적으로 턴어라운드하고 있고 해태제과 재상장 기대감 등으로 크라운제과의 주가는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크라운제과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동안 20% 넘게 급등하며 이날 오후 현재 15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이날 장중 16만45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롯데제과는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와 해태는 1980년대 제과부문과 야구 등에서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유지했지만 해태제과를 모기업으로 형성된 해태그룹은 지난 1997년 IMF 이후 부도로 해체된 바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