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 약세 기조가 불러온 풍부한 유동성이 '수익률 게임'을 벌이며 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이에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종합상사들이 요즘 신났다. 유동성을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순매수해 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국가대표' 자원개발 업체인 LG상사 주가는 전날보다 1500원(4.01%) 뛴 3만8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3만9450원까지 올라 1년(52주)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GS글로벌은 3.23%, SK네트웍스는 2.27% 현대상사는 1.38%, 대우인터내셔널은 0.64% 전날보다 올랐다. 삼성물산은 매매일 기준으로 7일째 상승세를 탔다.

이들 종합상사를 사들이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CS증권 등 외국계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LG상사의 경우 지난 8월30일부터 이날까지 약 5주간 단 하루를 제외하곤 날마다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약(弱) 달러'로 인해 투기적 성격이 강한 유동성이 원자재로 몰리면서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 텍사스산 중질유(WTI) 근월물 가격은 최근 한달새 11% 가량 올랐고, 니켈 가격은 12% 가까이 뛰었다. 전기동과 호주산 석탄 가격도 지난달말까지 5%대 상승률을 보였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SK에너지나 고려아연 등 원유업, 금속업 종목을 수혜주로 떠올리기 쉽지만 원자재를 거래하거나 광산에 투자하는 종합상사들도 수혜주"라고 말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각 회사마다 비율은 다르지만 종합상사들이 대체로 유전 및 광산에 투자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시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상사가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자원개발 사업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초 분석보고서에서 "LG상사는 국내 대표적인 자원원자재 관련 회사"라며 "LG상사의 자원개발 이익은 올해 1214억원에서 2011년 1415억원, 2012년에는 1575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2013년 이후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공동으로 지분을 취득키로 한 미국 로즈몬트 광산에서 이익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 여기에는 구리정광, 전기동, 몰리브덴정광 등 다양한 자원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만 자원개발 사업이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섣불리 투자에 나설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SK네트웍스의 경우 브라질 철광석 광산 개발 참여 등 자원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할 수는 있지만 아직 실질적인 성과가 없어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