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건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용등급 'BBB'의 비우량 건설사인데도 이례적으로 개인보다 기관투자가로부터 더 큰 인기를 끌었다.

금리가 7.4%에 달하고 신주인수권(워런트)의 이론가격이 상장 시 정해질 실제가격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평가에 기관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16일 주관사인 동양종금증권과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14~15일 실시한 1000억원 공모에 2741억원의 청약자금이 모였다. 500억원이 배정된 개인그룹의 청약은 871억원으로 경쟁률이 1.74 대 1에 머물렀지만 기관그룹에서는 1870억원이 몰려 3.74 대 1을 기록했다. 신영증권의 기관 경쟁률은 5.55 대 1에 달했다.

심진우 신영증권 자본시장팀 부장은 "주식관련 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메자닌펀드 등 자산운용사들의 수요가 많았다"고 전했다. 최근 공모 BW가 적었던 데다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기관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워런트의 이론가격이 낮게 책정돼 상장 후 높은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BW의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5000원으로 전날 종가 3945원보다 26.7% 높지만 워런트의 이론가격은 127원으로 원주가격의 변동성을 기준으로 산출한 이론가격(457원)보다 훨씬 낮다.

정민섭 동양종금증권 IB본부 차장은 "보수적으로 접근해 상대적으로 낮은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을 가치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며 "최근 증시변동성이 낮아져 과거 발행된 건설사 BW보다 워런트 가치가 더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분리상장되는 워런트는 통상 원주가격을 기준으로 한 이론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한 달 뒤 워런트가 증시에 상장되면 BW투자자들은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한 증권사 파생담당 애널리스트는 "건설주 BW에서 떨어져 나온 워런트들이 최근 싸게 거래되고 있어 코오롱건설 워런트 가격도 낮게 산정됐다"며 "주가가 2008년의 저점에 다가서고 있는 데다 계열사들의 신주인수권 가격이 오름세인 점이 기관수요를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메자닌펀드를 운용하는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붙어 있어 만기가 사실상 2년에 불과하고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BW 발행이 줄어들 것이란 점도 막판 기관수요가 몰린 이유"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