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800을 넘어선 가운데 철강, 조선, 기계, 해운 등 전통적인 중국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종은 금융위기 이전 코스피 2000시대를 이끌었던 만큼 왕의 귀환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강세는 업종 순환매나 달러 약세 수혜의 일환으로, 시장 주도주 부각이라는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0일 27개월만에 18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13일도 1810을 돌파하며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철강금속업종이 2% 이상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고 운수장비업종도 2% 넘게 오르고 있다. 기계업종 역시 1.08% 상승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포스코(2.71%), 현대제철(2.18%)등 철강주가 동반 강세를 기록중이며 현대중공업(4.06%), 현대미포조선(4.20%), 대우조선해양(4.95%) 등 조선주들은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BDI상승에 힘입어 한진해운(2.40%), 대한해운(1.96%), 현대상선(1.59%) 등 해운주 역시 상승하고 있다. 기계업종 대장주인 두산중공업은 사흘째 오르고 있다.

2004~2007년 중국 싸이클의 중심에 있었던 일명 '굴뚝주'인 중국 관련주는 2007년말까지 중장기적으로 호황을 보였다. 현재 중국 소비 관련주와 비교될 수 없을 정도의 상승세를 보이며 코스피 2000시대를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코스피지수 1800이 넘어서면서 이들 전통 중국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의 상승은 한 업종의 상승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지수가 상승하는 가장 좋은 그림은 하나의 주도업종이 상승을 주도한 이후 조정을 보이는 동안 상승폭이 적었던 업종들이 상승 흐름을 쫓아가는 선순환 흐름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운수장비, 화학업종이 주도한 상승 흐름이 서비스업, 유통업 등으로 확산되며 지수 상승을 이끄는 선순환 흐름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된다"고 진단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전고점 돌파를 앞두고 있는 철강금속업종 등이 양호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들 업종의 강세는 전통 중국 수혜주의 부활보다는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현상이라고 봐야한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누그러지면서 달러 약세 수혜주가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시장은 원자재에 베팅하게 되고 BDI가 오르면 조선주가 상승하고, 조선주들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관련된 철강주들이 모멘텀을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회복에 기댄 강세장이 아닌 만큼 시장은 지금 경기보다는 유동성(돈)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 조선, 철강, 정유 관련주 등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