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부딪힐 때마다 펀드 환매가 쏟아지며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주식형펀드의 환매는 랩어카운시장 확대로 이어지면서 박스권 장세 속에서도 랩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700대 중반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식형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8월의 환매 규모는 8887억원으로 6월과 7월 2조3000억원, 3조4000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그러나 지수가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주에 펀드 환매규모는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코스피 박스권 상단에 근접할 때마다 펀드 환매 부담이 존재한다며 1800대에는 9조5000억원, 그 중 당장 1801~1850 사이에 4조5000억원의 환매 부담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현재 프로그램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20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전고점을 눈앞에 두고 다시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추세적 환매로 지수가 좀처럼 1800선 위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랩어카운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체 랩 잔고는 이미 29조7000억까지 증가했다. 토러스증권은 하반기에도 랩 시장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2010년 34조원까지 랩어카운트 잔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랩이 자산관리의 핵심 상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하락할 때(1999~2002년)와 횡보 국면(2002~2005년)에 머무를 때도 랩어카운트 잔고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랩어카운트는 2007년 8030억 달러를 넘어섰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8년에도 7230억원을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감독원의 규제 강화와 랩 수익률 하락으로 상반기보다는 완만한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펀드 환매로 인한 수익 감소를 랩 상품으로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어 당분간 랩어카운트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