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31일 혼조세로 마감했다.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개선되는 등 일부 긍정적인 경제 지표들이 나왔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경기 둔화를 우려했다는 의사록 내용이 공개되면서 시장은 등락을 거듭했다.이로써 미국증시는 2001년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8월을 마감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이날 4.99포인트(0.05%) 상승한 10014.72로 마감했다.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5.94포인트(0.28%) 하락한 2114.03에,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0.41포인트(0.04%) 오른 1049.33에 장을 마쳤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8월 한달간 4.3% 하락했다.8월에 주가가 하락한 것은 5년만에 처음이다.낙폭도 2001년 8월 이후 가장 컸다.S&P500과 나스닥도 각각 4.7%와 6.2% 하락하며 2001년 이후 최악의 8월 성적을 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다우지수 1만선이 무너지며 하락 출발했다.그러나 장 초반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되고,S&P·케이스실러 6월 주택가격지수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증시는 반등했다.

미국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하는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51)보다 상승한 53.5를 기록했다.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50.7보다 다소 높은 수치로 소비심리가 개선됐음을 나타낸다.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추정하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6월 147.97로 전달(5월)의 146.43(수정치 146.47)보다 0.28% 상승했다.전년 동월보다는 4.23%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10일에 열린 FOMC 회의 의사록에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격론이 있었음이 확인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이후 장 막판 주가는 등락을 거듭했다.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비롯한 FOMC 위원들은 추가 금융 완화 조치를 두고 토론을 벌이며 의견차를 드러냈다.FOMC는 지난달 회의에서 2011년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모기지증권(MBS)의 원리금을 미 장기 국채에 재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 방안에 강하게 반대 주장을 했으며 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최근 몇달간 성장세가 약해졌으며 경기 하강 위험이 증가했다는 견해를 밝혔다.의사록은 “소수 의원들이 모기지증권 원리금 재투자가 시장 투자자들에게 부적절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밝혔다.표결에선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만 추가 부양책에 반대표를 던졌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상승은 16개,하락은 14개였다.시스코와 인텔 보잉 등이 1% 넘게 하락한 반면 AT&T,JP모건,머크는 1%대 상승했다.기술주 중에서는 델이 S&P의 PC 제조업체 ‘매도‘ 의견 제시로 2.08% 하락했다.리서치인모션(RIM)은 퍼시픽크레스트가 보고서에서 ‘블랙베리 토치’ 판매가 저조하다고 지적하면서 6.02% 급락했다.

한편 미 달러화는 유로와 엔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미 달러화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유로당 1.2665달러)보다 떨어진 1.2670달러에 거래됐다.일본 엔화는 한때 달러당 83엔대에 거래됐다.미 국채금리는 수요 증가로 하락했다.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47%까지 내려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