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기업이익 전망 눈높이 낮추자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난해 수주가 거의 전무했던 조선업황이 많이 호전됐다. 국내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7월 말 현재 올해 수주 목표의 60%,현대미포조선은 100%를 달성했다. 수주가 증가하니 주가도 상승했다. 문제는 올해 수주의 상당 부분이 생계형 수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덤핑 수주가 많아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 조선사들은 앞으로 수익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된 가동률과 수주 잔액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문제도 해결돼 수주에 목말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는 싼값에 선박을 구매하려는 선주들과 안정을 찾은 조선사 간에 선가(船價) 줄다리기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장기 전망까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고 해상운임,원자재 가격 등 변수도 많다. 수주는 선복량과 물동량의 갭이 해소되는 2012년 이후에나 정상화될 전망이다. 신조선 발주의 50~60%가 국가채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선사들에 집중돼 있어 현재의 호황 추세가 지속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조선업계의 문제만은 아니다. 모든 국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돈을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섰다. 그 결과 모든 산업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가동률,이익,그리고 경제지표가 시현됐다. 그런데 돈이 풀린 것 외에 구조조정은 진척되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모든 산업이 공급과잉 문제를 안고 있었다. 지금은 풀린 돈의 힘으로 안정적인 이익이 창출되고,가동률까지 정상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기업들의 영업활동은 어떻게 전개될까. 내 회사의 물건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 팔고자 하는 욕구가 강할 것이고,이는 가격할인 경쟁을 야기해 이익 감소로 연결될 것이다.

미국의 2010년 S&P500지수와 GDP증가율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 추이를 보자.지난 7월부터 우하향 추세로 수정 전망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래의 주가와 성장률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것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이익전망치와 주가 수준에 대한 눈높이도 낮출 필요가 있다.

양기인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