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뜨거운 감자' IT와 건설업종을 보는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기존 주도주였던 IT의 약세는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고, 건설업종은 은행과 철강 등 전반적인 관련 업종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버리고 가자니 증시에서의 영향력이 크고, 함께 가자니 이들 업종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공급과잉 우려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IT주에 대해서는 9월 패널 가격 추이를 놓고 물에 컵이 반만 남은 건지, 반이나 남은 건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23일 시장조사 기관인 위츠뷰에 따르면 8월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가격이 PC업체 재고조정 영향으로 각각 4% 하락했고, TV패널 가격은 3% 떨어졌다. 8월 평균 패널가격(CCFL기준)은 전월대비 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은 "9월 재고 정상화 이후 패널 가격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도 불투명한 상황이며 추가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적인 패널 가격이 나타날 경우 패널업체들의 수익성 하락으로 부품 업체들의 주가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대우증권은 예상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9월 패널가격은 소폭 하락(3~5%)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9월 하반기부터 가격 하락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올해 패널 가격 하락의 주 요인이 수요부진보다 세트업체의 과잉재고가 주요 원인임을 고려할 때 9월 중순 이후 글로벌 LCD산업은 세트재고 감소와 성수기 물량 증가로 우호적 산업환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증시의 대표적 뉴스메이커인 건설업종의 향후 전망을 두고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맞서고 있다.

대우증권은 가계, 민간 건설사 뿐 아니라 LH공사(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이 모두 부동산 침체에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대우증권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편승해 무리한 경영을 한 건설사들만 문제가 된다면 시장경제 논리가 작동하도록 놔 두면 안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건설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고 있을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 건설업종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을 하라고 제시했다.

지가 상승율이 15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주택 가격에 비해 느리게 움직이는 토지가격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부동산 모멘텀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리스크 확대와 함께 올해 이후 해외 수주 모멘텀의 둔화 가능성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는 건설업종에 대해 보수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펀더멘털에 대한 추세를 시장이 믿지 못하게 되면서 업황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IT의 경우 재고 증가 부분에 따른 펀더멘털 둔화 우려가 문제인데 이 부분에 집중하느냐 아니면 엔화 강세, 중국 중추절 등 성수기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연말과 내년 연초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건설업종의 경우 건설 부분에 대한 모멘텀 자체는 없지만 금융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존의 밸류에이션 대비 과하게 하락했던 일부 건설주들의 주가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연구원은 "빠르면 월말, 늦어도 추석 전에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는데 이같은 재료 노출 이후에는 차익실현 매물 등에 대한 부담을 경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