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투자자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던 원자재와 농산물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러시아의 곡물수출 금지 조치를 도화선으로 밀 옥수수 원당 등 곡물가격이 급등세를 타면서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이달 들어 80달러 선을 상향 돌파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수요감소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맞물려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원자재 ·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로 방향을 튼 모양새다. 저금리 시대 지속으로 시중에 넘쳐나고 있는 자금 중 일부가 최근 원자재 · 농산물 가격 강세에 '베팅'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미국 달러화가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강세로 돌아서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향후 글로벌 경제는 최근 2년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원자재와 곡물가격은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거의 모든 산업의 비용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투자자들도 원자재 가격 상승 시대에 걸맞은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는 조언이 많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하반기 자산배분 전략을 짜는 데 있어서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촉발된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이 막 반등하기 시작한 지금을 원자재와 농산물 관련 투자에 나설 적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원자재와 농산물에 투자하는 방법은 관련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에서부터 원자재 · 농산물 펀드,파생결합증권(DLS)까지 다양하다. 자신의 목적과 성향에 적합한 상품을 꼼꼼히 따져보고 재테크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