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기업 한글과컴퓨터(한컴)의 인수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교보증권과 피데스투자자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한컴은 7월 첫째주에 농심NDS 유비벨록스 안철수연구소 SGA 소프트포럼 등 9개사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지난 주말까지 실사과정을 끝냈다. 한 관계자는 "한컴은 실사를 끝낸 인수후보들의 최종인수제안서를 받아 8월 초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6월 셀런에 인수됐던 한컴은 모회사의 워크아웃과 대표이사의 횡령혐의 기소 등으로 다시 한번 기업 인수 · 합병(M&A) 시장에 나오게 됐다. 창립자인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가 2000년 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긴 이래 여덟 번째 주인을 찾는 셈이다. 매각 대상은 대주주인 셀런에이치가 보유 중인 지분 28%다.

작년 한컴은 매출 487억원에 영업이익 152억원,순이익 14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거뒀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2008년부터 개발한 모바일오피스 관련 소프트웨어의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9일 한컴 주가는 6110원으로 거래가 재개된 4월22일(4700원) 이후 30% 올랐다.

인수후보 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농심NDS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IT 업종으로 사업 다각화를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있는 가운데,신 부회장이 그룹에서 독립하기 위한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유비벨록스도 주목할 만하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와 공동인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관건은 역시 인수가격이다. 한컴의 대주주 측은 680억원 정도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지분 인수 당시 들인 520억원에 기회비용 및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다. 하지만 인수후보들은 부담스런 가격이라는 반응이다.

노경목/조귀동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