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개월째 동결해오던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상이 예상보다 시기를 앞당겨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상승)을 앞둔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또 금리인상에 따른 증시의 단계적 리스크보다는 향후 주도주 변화에 관심이 더 쏠릴 것으로 봤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란 판단에서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에서는 금통위가 8월께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달 정도 빨리 인상된 것"이라며 "이 때문에 증시에선 습관적으로 보험과 증권주 등을 중심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금리인상은 오히려 한국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금통위가 인플레이션에 떠밀려 금리를 인상했다면 시장에 리스크가 확대됐을 것이나, 경기안정을 위한 선제조치였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기존 주도주로 군림해오던 IT(정보기술) 자동차 화학 업종 등의 지위도 바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원화의 강세로 항공 운송 업종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금리인상 등을 통한 출구전략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금통위의 금리인상으로 원화의 강세가 예상되고, 따라서 환율에 민감한 업종이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연구원은 "보험 증권 등 전통적인 금리인상 수혜주도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환율의 영향을 받는 업종에서 주도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시아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 항공 운송 여행 내수 업종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일단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한국경제 회복세가 빠르다고 판단한 것 외에도 세계 경제의 더블딥(경기 이중침체) 가능성을 낮게 봤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습적인 금리인상 발표는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경기가 선진국보다 나은 수준이라느 것을 직접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종별로 보험 증권 등의 수혜가 기대되고, 경기회복을 감안할 때 대부분 업종이 투자매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돈을 굴리는' 매니저들도 이번 금리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최관영 레이크투자자문 이사는 "두 달 전부터 정책당국에서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던 만큼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등에 힘입어 금융주 위주의 지수반등도 기대해 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7개월 만에 금리인상은 강세장으로 가는 물꼬를 튼 것이며 실적장세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