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내 증시는 경기 둔화 우려가 가중되면서 변동성 장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주택, 고용 등과 관련된 경제지표가 부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는 투자자의 위험자산 회피 현상으로 이어져 증시에 수급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1만3000건 늘어난 47만2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전주 보다 4000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제조업지수는 당초 시장 전망치인 59보다 낮은 56.2로 나타났다. 전달 보다 3.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조짐이 소비를 넘어 제조업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는 지난 5월 잠정주택판매가 전월보다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14.2%)와 비교해 두배 이상 떨어진 결과다.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실적이 탄탄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국내 증시의 하방경직성을 확보해주는 요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 대표 500개 기업 중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고 과거 실적과의 비교가 가능한 326개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26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6.2%, 직전 분기 대비 16.9%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으로는 최대 실적이다.

아울러 연기금 역시 지수 하락의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기금은 지난 1일까지 10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최근 연기금 매수세의 특징은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기존 주도업종보다는 조선이나 화학, 운수창고 등 그동안 상승탄력이 약했던 업종 위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 이는 업황 개선과 함께 가격 메리트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급상 개인 매수세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금순환동향의 개인 부문 순금융자산은 1134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조7000억원 늘었다. 개인의 금융자산 증가는 대체자산의 매력이 감소할 경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요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경제지표 부진과 함께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0.42% 내린 9732.53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0.32%, 나스닥 종합지수의 경우 0.37%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장중 9개월 만의 최저치를 새로 썼다.

국제 유가는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 여파로 급락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물은 전날보다 2.68달러(3.5%) 내린 배럴당 72.9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 "연기금 등 내부 수급주체가 매수하는 종목에 관심"

전문가들은 수급상 외국인 투자자 공백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부 수급주체들의 매수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말까지 기금공제 중심의 윈도드레싱이 나타났고 개인 순매수도 시장을 받쳐주고 있는 등 최근 내부 수급주체의 미세한 포지션 전환이 감지되고 있다"며 "내부 수급 개선의 주체들이 순매수한 상위 업종들 가운데 소비재와 금융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치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지수 상승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뚜렷한 수급 주체가 부각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실적 추정치가 개선되는 동시에 연기금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매수 흐름을 나타내는 업종·종목 위주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며 관련 종목 12개를 선별했다.

해당종목은 해당종목은 효성 현대중공업 OCI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한진해운 LG화학 글로비스 기아차 한진 이수화학 케이피케미칼이다.

◆ "실적주에 관심…3분기 전망도 확인"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실적 개선 업종과 종목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특히 3분기까지 실적 개선 추이가 이어지는 업종의 경우 2분기 실적시즌 가운데 대외 악재로 모멘텀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더라도 다음 분기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성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모멘텀을 활용해 업종을 선택한다면 2분기와 3분기 모두 실적이 좋아지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해당 업종으로는 IT·운송·에너지를 꼽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