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D자산운용 소속 펀드매니저들은 펀드 편입종목 종가를 장기간 교묘하게 관리하다 덜미가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때 특정 편입종목에 대해 비싼 가격으로 매수주문을 넣어 주가를 끌어올리는 수법을 썼다. 분기 말이나 연말 수익률 관리를 위해 펀드매니저들이 통상적으로 쓰는 주문 형태지만 종가관리 빈도 · 대상 · 기간 등에서 모두 도(度)를 넘어 문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증선위에 따르면 D운용 펀드매니저 2명이 종가를 관리한 종목은 14개에 이른다. 이 중 절반은 유가증권시장,나머지는 코스닥시장 상장사로 알려졌다. 증선위 관계자는 "14개 종목에 대해 마감 동시호가 때 고가 주문으로 종가를 높였다"며 "월말뿐 아니라 수시로 광범위하게 종가를 관리해 적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D운용 펀드매니저들은 통상 기관들이 윈도드레싱에 나서는 월말은 물론 수시로 종가를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선위가 문제 삼은 종가관리 기간은 지난해 3월11일부터 올 2월22일까지 거의 1년에 이른다. 시장 전문가는 "기간이 긴 점을 감안할 때 14개 종목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진 않아 적발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종가관리는 펀드운용 관련 시세조종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잘 드러나지 않는 수법"이라며 "올 들어 환매 요구가 잇따르면서 펀드 수익률 관리에 비상이 걸리자 이런 유혹이 많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