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위안화 절하론이 잇따르고 있다. 환율 개혁으로 위안화가 오히려 절하될 수 있다는 것인데,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기대감 확산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절상 기대에 따른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도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1일 "중국 정부의 위안화 환율 개혁 약속이 반드시 미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절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방적인 절상이 개혁의 진의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CIC)의 하지밍 부총재는 "중국의 환율은 복수통화바스켓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하락하면 위안화도 달러화에 대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은 지난 19일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개혁 가속화를 약속한 직후 리다오쿠이 인민은행 통화위원과 자오칭밍 건설은행 애널리스트가 중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유로화 하락이 지속될 경우 위안화가 절하될 수 있다"며 한목소리를 낸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인민은행이 복수통화바스켓으로 환율을 결정하는 이유로 중국의 무역과 투자가 다원화되고 있는 사실을 꼽은 것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5월까지 유럽연합(EU) 미국 아세안 일본 등과의 교역이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6.3%,12.9%,10.1%,9.4%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EU가 중국 최대 무역 파트너다. 따라서 약유로가 지속될 경우 달러에 대해 위안화가 절하될 수 있다는 명분을 제시한 셈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