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한 때 1680선으로 회복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록 장중이지만 코스피 지수가 1680선까지 올라서기는 지난달 14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장초반부터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오전 10시30분 현재 1500억원 순매수 중이다.지난 4거래일간 7735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모처럼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날의 상승세는 중국의 5월 수출 급증과 일본의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상향 조정 등 아시아권의 긍정적인 경제지표 덕분이다. 호전된 지표는 미국 증시를 끌어올렸고 이는 국내 증시의 상승세로 이어졌다.

국내 증시에서 이처럼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제한된 상승흐름을 예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벗어나기 힘든 박스권

연중 고점을 경신했던 지난 4월 말과 비교할 때 현재의 상황이 좋지많은 않다는 판단이다. 당시는 미국의 경기지표가 잘 나오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시점이었다. 여기에 1분기 실적 발표까지 맞물렸는데 국내외 모두 어닝서프라이즈 기업들이 쏟아져 나왔다.

경기·실적·수급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그럼에도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 상단 돌파에 실패했다. 지금의 상황도 호전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박스권의 상단을 돌파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에 대한 속도가 더뎌지고 있고 △실적둔화 가능성이 있는데다 △외국인의 차익실현 강도가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과 중국의 5월 제조업지수는 확장세를 이어갔으나 4월 대비로는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지표 둔화는 헝가리 쇼크와 맞물려 글로벌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주춤하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라는 얘기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덱스(MSCI) 선진 및 신흥시장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소폭 둔화됐거나 정체 상태다. 한국지수는 비교적 선전하고는 있지만 상향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IT(정보기술)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강도가 더 강해진 모습도 박스권 돌파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해결되지 않는 이슈…금리인상 논란 확장 우려

유럽발 재정위기 이슈와 금리 인상에 대한 논란도 박스권 돌파에 의문을 더하는 부분이다.

헝가리 디폴트 리스크는 일단 파장이 진정되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가 여전히 적지 않다. 앞으로도 유로존을 둘러싼 충격이 언제든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든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하기는 했으나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경계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때문에 금리인상 논란은 오히려 더욱 확장될 수 있어 증시의 상승세는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국내금리의 저점 △유가 바닥 확인 △유로달러 저점 확인 등 3가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박스권을 유지한다는 전망도 있다.

전날 금융통화위원회를 계기로 국내금리의 저점에 대한 인식은 형성됐지만, 나머지 두 가지 변수의 저점에 대해서는 시간을 더 필요하다는 것. 그 때까지는 2009년 4분기 이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진다는 판단이다.

박정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텐프로 법칙, 이른바 10% 빠지면 10% 오른는 등의 패턴이 이번 반등장에서도 유지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1700 상단까지 주가가 오를 때까지는 단기매매에 그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