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놓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고래 싸움'에 '새우'들은 웃었다. 두 회사가 8일 각각 스마트폰 '갤럭시S'와 '아이폰4'를 출시하자 휴대폰 부품에서 소프트웨어까지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두 스마트폰 중 어느 쪽에 서 있느냐에 따라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폭은 차이가 났다.

스마트폰 전쟁…IT부품주도 '포화 속으로'
◆출시 첫날 '아이폰4' 우세


주가 상승률만 놓고 보면 출시 첫날 증시의 시선은 '아이폰4'에 쏠렸다. 우선 국내 업체들이 공급 예정인 카메라 모듈과 관련해 아이폰4의 카메라를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진 LG이노텍이 2.98% 올랐으나 갤럭시S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1.79% 상승에 그쳤다. 다른 부품업체들 역시 갤럭시S의 부품업체인 이미지스(4.87%) 인터플렉스(1.53%)보다 아이폰4 수혜주로 분류되는 성우전자(7.93%) 자화전자(6.15%) 옵트론텍(5.28%)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이는 일찌감치 공개된 갤럭시S 부품주들의 경우 관련 뉴스가 꾸준히 나오며 출시 전부터 주가가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갤럭시S에 운영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인프라웨어는 최근 8거래일간 61.69% 급등했다가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0.92% 하락했다.

반면 아이폰4 관련주들은 아직까지 상당부분 베일에 가려 있어 소문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생산 부품이나 매출 추이 등에 비춰볼 때 애플에 납품하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데도 해당 업체들은 한사코 부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애플이 부품 공급 사실을 숨기도록 요구해 투자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련 종목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민천홍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이 요구하는 고사양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기업 전반이 한 단계 레벨업되고 있어 앞으로도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늘어난다고 절대적인 휴대폰 공급량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며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납품 수량이 중요한 만큼 현재의 주가 강세는 기대감이 지나치게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신 주도주 경쟁도 본격화

통신사들 역시 스마트폰 수혜주로 평가된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평균 이용료가 일반 휴대폰 가입자의 1.7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기업 단위로 스마트폰을 채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개인 가입자가 주타깃이었던 통신시장이 기업 단위(B2B)로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음 달부터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4를 공급할 KT의 주가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6.38% 오른 끝에 이날은 0.84% 내렸다. 오는 20일 갤럭시S를 서비스할 SK텔레콤은 이날 0.61% 올랐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의 성공 여부에 따라 KT의 아이폰3에 일방적으로 밀렸던 SK텔레콤이 무선데이터 매출 등 스마트폰 관련 서비스에서 KT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판가름날 것"이라며 "아이폰4를 등에 업고 KT가 전체 통신시장의 점유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반면 스마트폰 관련 소프트웨어는 아이폰4와 갤럭시S의 승패에 관계없이 수혜를 누리는 분야다. 두 스마트폰 모두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결제 · 보안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게임빌(3.09%)과 컴투스(5.83%)가 강세를 보였고 다날(2.95%) 모빌리언스(6.17%) 등 전자결제 업체 주가도 상승했다. 스마트폰의 취약한 보안성과 관련해 안철수연구소가 1.49% 상승했고 이스트소프트도 0.74% 올랐다.

노경목/강현우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