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만 하다며 관심 종목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7일 한국증시는 2%대 급락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 언급 등으로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 우려가 다시 커졌고, 5월 미국 고용지표 결과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등 경기 회복 둔화 우려 역시 지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45분 현재 2.56% 급락하며 1620선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 이후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찾아올 회복기를 기다리며 저가 매수할 만한 종목군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이는 기술적 반등 마무리 이후 새로운 하락 사이클이 시작되는 흐름이라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조정을 거친 다음 다시 상승세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주중반 이후에는 저점 매수 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 지수 종가 기준 12개월 이후 PER(주가수익비율)은 8.8배로, 최근 10년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500대 대표기업의 12개월 예상 PER은 8.8배, IT(정보기술)와 경기소비재 업종을 제외한 PER 역시 8.9배로 차이가 크지 않다"며 "IT와 경기소비재 섹터를 제외해도 이익에 기준한 주가 수준이 매력적인 위치에 놓였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주식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IT·자동차·화학 등 기존 주도업종에 계속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환율, 유가 등의 변수들이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 가운데 4월~5월 한국 수출경기가 물량 측면에서 매우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월과 5월 조정구간에서도 1550선을 지지선으로 발판 삼아 반등에 성공한 바 있어 1600선 아래에서 분할매수 접근이 무리 없어 보인다"며 "IT와 자동차는 2분기 실적 발표 시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여전히 비중확대 우선순위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조정과 동시에 차별화를 요구하고 있고, 이는 시장간 차별화 그리고 시장 내에서 업종이나 종목간의 차별화로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증시는 IT와 자동차가 이러한 차별화의 중심에 있다"고 밝혔다.

김형렬 연구위원은 "IT·자동차·화학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예상이익과 비교해 과도하게 주가가 하락한 업종 및 종목을 선정, 주가 복원과정을 이용하는 단기전략도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하락장에서 전통적으로 부각되는 방어주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급상향 조정되고 있는 음식료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통신 등 경기방어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과 운송, 유통 업종의 순이익 전망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조정 시 저가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