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상승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던 내수주들이 힘을 내고 있다.

13일 증시에서 오리온은 1.43% 오른 31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나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한 달여간 횡보하던 오리온 주가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이달 들어 9.7% 급등,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크라운제과는 지난달 이래 45% 가까이 치솟아 1년6개월 만에 9만원대 주가를 회복했고 대상(8.12%) 삼양사(2.08%)도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박종록 한화증권 연구원은 "음식료주는 수출주에 비해 성장성이 뒤져 증시 상승기에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원화 강세와 국제 곡물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하반기까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제과 음료 등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이 이뤄져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홈쇼핑주의 선전도 두드러진다.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은 이달 들어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CJ오쇼핑은 지난달 5일 6만6000원을 바닥으로 흔들림 없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종가는 9만1400원으로 한 달 상승률이 38.4%에 달한다. 김민아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민간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가 유통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지만 홈쇼핑 업체는 1분기 매출 증가율이 대형 유통업체를 웃도는 등 아직 성장 여지가 남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이후 증시 반등에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KT&G와 한국가스공사도 바닥을 다지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급등락을 거치면서 변동성이 작은 내수주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 일변도였던 외국인 매수세도 내수주로 분산되고 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 중 KT&G(322억원)가 4위,아모레퍼시픽(258억원)이 5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 강세를 보이는 내수주의 특징은 가격 매력이 있고 중국 소비 진작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등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다는 점"이라며 "어닝 시즌도 끝나 당분간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 상승 여력이 있는 내수주로 매수세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