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묻지마 급등주'들이 바닥없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유없이 급등한 덕분(?)에 급락도 속절없다.

증시전문가들은 "주가가 이유없이 급등했다면 이유없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투자자들이 이러한 '묻지마'식 투자유혹에 빠지지 않으려면 거래량을 동반한 단기 급등 현상을 항상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오후 2시49분 현재 신화실업, 트라이, 대동기어, 미원에스씨 등 그간 이유없이 치솟은 상장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 중이다.

캔 제조 등에 쓰이는 주석도금강판 제조사인 신화실업은 엿새 만에 돌연 급락하면서 전날보다 14% 이상 빠져 하한가 근처에서 맴돌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두 달간 '급등 랠리'를 펼치던 내의 업체 트라이도 하한가 세 번을 포함, 나흘째 급락세다.

미원상사에서 분할상장(2009년 3월)한 지 1개월 만에 최고가 행진을 벌이던 미원에스씨 주가는 이날까지 5일째 30% 가까이 빠지고 있다.

기어 및 동력전달장치 제조사인 대동기어는 지난 16일까지 불과 14거래일 동안 약 100%의 상승률을 보인 시장의 관심종목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 역시 돌연 14% 이상 급락세다.

이들 기업은 모두 거래소로부터 주가급등의 이유를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받았다. 이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조회공시 답변에서 하나같이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원에스씨의 경우 최대주주의 특별관계자가 '묻지마 급등'을 틈타 보유지분(약 3%)을 모두 장내에서 팔아치우기까지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이 관계자의 매도물량을 고스란히 떠 안고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묻지마식 투자를 감행(?)한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만약 주가가 이유없이 올랐다면 동시에 이 주식은 언전가 상승폭을 반납하고 급락할 가능성이 큰 것"이라며 "평소 거래량이 없는 소외주가 단기 급등할 경우엔 항상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시장 감시기관인 거래소 관계자도 과거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하거나 시세조종을 시도한 상장기업들의 공통점이 '거래량 급증' 현상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코스닥기업의 경우 시세조종이 발생한 경우 직전 1개월 대비 하루평균 거래량이 대폭 증가(지난해 평균 970.3%)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러한 종목들에 대해 최대한 신중한 투자자세를 유지,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