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심상치 않다.

코스피지수가 전저점을 경신한 뒤 판드환매 물량으로 조정을 받기 시작하자 오히려 주식을 쓸어담는 개인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이달 7일까지 단 4일을 제외하고 23거래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내다팔던 개인투자자들이 이날까지 사흘연속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순매수 규모도 지난 8일부터 3거래일동안 4613억원에 이르는 등 5000억원에 육박했다.

외국인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펀드환매 물량으로 지수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던 시기에 연일 주식을 내다팔던 개인투자자들이 역으로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 현재 시장 상황을 꿰뚫어 본 개인의 단기 '스마트머니'가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2007년 코스피지수 1700선 위에서 펀드에 가입했던 보수적 성향의 개인투자자들이 원금 회복을 틈 타 환매행진을 벌이는 것과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상대적으로 탄탄한 정보와 경험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로 설명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기조와 직결되는 미국증시 상승 흐름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며 매도로 일관하던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가 장중 1만10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 기조를 유지하자 악재없는 조정장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7년 코스피지수가 1450선에서 단기간에 1700선까지 올라설때 은행 창구를 통해 적금에서 펀드로 갈아 탄 개인투자자와 현물(주식)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은 개인투자자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최근 3일동안 '사자'세를 보이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특별한 악재가 없는 가운데 미국증시가 전고점을 연일 돌파하는 것을 지렛대 삼아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미국의 실적 기대와 외국인 매수세를 고려할 때 아직은 추가 상승 시도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세의 연장과 종목별 변동성 확대를 감안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선별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실적 시즌의 기대가 높은 국내외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발표가 오는 20일을 전후로 마감된다는 점과 19일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반전이 예상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면서 "코스피지수 1800선 정도의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되 1750선 부근부터는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