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지수는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등장을 주도한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株)들이 조정에 들어간 데다 그리스발(發) 재정위기 우려도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증시는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진 데다 경제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락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72.47포인트(0.66%) 하락한 10897.52를 기록, 심리적 지지선인 1만1000선을 재차 넘어서지 못했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6.99포인트(0.59%) 내린 1182.45를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5.65포인트(0.23%) 떨어진 2431.1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그리스 재정 지원안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까지 제기돼 하락 출발했다. 또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하락폭이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옵션만기일을 맞아 변동성에도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기일 직전까지 시장 움직임이 극히 제한적인 등락만 거듭해 시장이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잠시 쉬어가는 기술적 조정 구간은 주도주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한양증권 "주도주 조정은 저가매수 기회"

한양증권은 주도주(株)들의 조정은 저가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속도조절과 중소형주의 약진은 가격 격차를 메우기 위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상승 흐름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주도주 조정은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실적시즌 진입을 앞둔 데다 앞으로 국내증시의 매수주체 역시 대형주를 선호하는 외국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주도주의 경우 실적 기대치가 3월들어 빠르게 반영되면서 시장수익률을 크게 웃돌았고, 통상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에는 차익매물 출회와 그에 따른 매물소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옵션만기일을 맞아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면서 "변동성 확대는 기존 주도주의 적절한 저가매수 진입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IT·車 등 주도株 주춤, 투자대안은?"

삼성증권은 단기 급등한 기존 주도주(株)들이 당분간 숨고르기 장세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며 그 대안으로 원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주, 2분기 실적호전 기대주를 제시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을 발표한 후 코스피지수의 고점 돌파를 주도했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 등의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 1분기 실적 개선이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IT와 자동차 업종은 글로벌 수요 회복의 수혜 기대감은 여전한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쉬어갈 가능성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지수의 일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융시장이 경기회복을 반영하고 있어 국내증시의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애널리스트는 "미국 국채금리가 17개월래 최고치 수준까지 상승하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외국인이 미국증시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증시 역시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단기 조정 양상을 보일 경우 대안주 탐색 차원에서 원화 강세 수혜주,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주와 2분기 실적호전 기대주에 관심을 갖는 투자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 우리투자증권 "외국인 주목하는 경기민감주가 단기 대안"

우리투자증권은 이익증가율과 가격메리트 요인을 겸비한 대안종목 8선을 제시했다. 해당 종목은 SKC, 현대하이스코, 오리온, 삼성테크윈, 제일모직, LG, SK에너지, 한솔제지이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확장국면 진입 가능성과 주요 증시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등을 감안하면 외국인 매수세가 추가 유입될 수 있다"며 "외국인이 경기회복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익증가율이 선제적으로 높아질 업종에 집중적인 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올해 순이익 기준 이익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전기전자에 이어 통신, 비금속광물, 화학, 유통, 종이목재, 철강 및 금속 순으로 집계됐다.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주도업종으로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겠지만, 이익 모멘텀(상승요인)에 대한 기대치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익증가율을 기준으로 다른 업종, 종목에 대한 접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통신, 비금속광물, 화학, 유통업, 종이목재, 철강 및 금속 등 시장평균 대비 이익증가율이 높은 업종 중에서 이익증가 기여율이 높은 유망종목을 뽑았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매수 강도를 강화할 때 성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실적 발표시기를 맞아 최근 실적전망 변화율과 올해 이익증가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해당 종목군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4월 옵션만기일 변동성 '주의보'

옵션만기일을 맞아 변동성 주의보가 발령됐다.

만기일 직전까지 시장 움직임이 극히 제한적인 등락만 거듭해 시장이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옵션만기일 도래와 함께 매도물량에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 급락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만기일이 있는 이번주 3거래일 간 유입된 차익거래 규모가 5777억원에 달하고, 지난주 만기 예상 물량도 이미 소폭 매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시장 베이시스 0.3~04포인트부터 매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 베이시스 변화에 따라 컨버젼과 연계한 차익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경고했다. 베이시스가 -0.3~-0.4포인트 수준에 도달할 경우 종가 매물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증권 투자자의 선물 및 옵션 합성 포지션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최근 상황을 보면 시장 베이시스의 급격한 변동을 이용해 선물과 옵션을 이용한 투기적인 매매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한적인 매도 우위 가능성은 있지만 변동성 발생시 오히려 현물시장에서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날까지의 거래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옵션만기일의 옵션요인은 소폭의 매도 우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다만 상승장에서 맞는 옵션만기일인 만큼 옵션요인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돼 지수가 소폭 조정을 받는다면 이는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전날 차익거래를 제외한 외국계 증권사의 매수차익잔고 규모가 3000억원을 웃돌았고, 이는 현재 시장상황이 양호하다는 증거"라며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반등세도 아직 유효해 만기매물이 나오더라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