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6일 오전 내놓는 올 1분기 실적 잠정치에 대한 시장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분기 실적은 반도체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이런 예상을 바탕으로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증시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1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차익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5일 증권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2개 주요 증권사들의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 평균 추정치는 4조25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조7000억원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전년 동기(4700억원)의 거의 열 배 수준이다.

비수기인 1분기에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놓은 것은 2004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평균 추정치 수준만 나와도 지난해 3분기 기록했던 분기 사상 최대이익 4조2300억원도 웃돌게 된다.

지난 1월 사상 최고가에 올랐을 당시 1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높진 않았지만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메모리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 높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반도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 목표를 상반기 안에 달성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1기가 DDR3(1333㎒)의 D램 현물 가격은 3.06달러로 지난해 5월 1.4달러 대비 두 배 이상 뛴 상태다.

안성호 유진투자증권 팀장은 "반도체 업황 호조로 최근 한 달간 4조3000억~4조5000억원 선까지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있고 이보다 높은 4조6000억원 선으로 예측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계인 메릴린치 JP모건 UBS 등도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최소 4조원에서 최대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아 향후 주가흐름이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1분기에는 동계올림픽과 3D TV 마케팅 비용이 생각보다 늘어나 영업이익이 4조2000억원에 소폭 못 미칠 수 있지만 2분기는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1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에도 주가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그는 "휴대폰 부문에서도 높은 성과가 예상되고 있어 3분기까지는 실적 우려가 부각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애플의 아이패드에 삼성전자 낸드플래시가 채용되고 있어 아이패드 열풍에 따른 수혜도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들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1.52%(1만3000원) 오른 87만원에 마감,나흘째 강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메릴린치와 CS증권 등 외국계 창구로 5만주 이상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DR)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런던거래소에 상장된 삼성전자GDR 가격은 지난 주말 384.43달러로 마감,2006년 2월1일의 이전 최고가(384달러)를 넘어섰다. DR 가격은 2월 말 319.5달러에 불과했지만 한달여 만에 20.3%나 뜀박질했다. 같은 기간 원주가격 상승폭(16.9%)을 훨씬 웃도는 강세다. 거래량도 전달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마이크론이 1일 먼저 공개한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삼성전자DR로 매수세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DR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강하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DR는 물론 주식선물 등을 통해 전방위로 삼성전자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진형/김유미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