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여만에 83만원 돌파

지난 2월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31일 오전 11시 2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33% 오른 83만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83만원선을 넘어서기는 지난 1월 25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타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올해 실적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고 1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증권사들은 이날 1분기는 물론 연간 실적 개선을 점치는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했다.

키움증권은 보고서에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8.0% 증가한 4조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과 달리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근거로 ▲ 메모리 반도체 가격 강세로 반도체 총괄 영업이익률 개선 예상 ▲ 정보통신총괄 및 디지털미디어의 비용 구조 개선으로 수익성 정상화 등을 꼽았다.

같은 날 보고서를 낸 KTB투자증권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보다 높은 4조6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25%, 전년 동기 대비로는 884%나 늘어난 규모다.

KTB투자증권은 그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장기적인 상승 모멘텀 부재가 꾸준히 지적된 휴대전화 부문도 휴대전화의 출하량과 가격 하락이 없어 영업이익률 11%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 증권사도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전망에 동조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부문의 높은 영업 레버리지 덕분에 오는 3분기까지 분기 실적이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한목소리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을 점치면서 시장에서는 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끌던 삼성전자가 또다시 대장주 역할을 하며 코스피 지수를 견인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신영증권의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발표의 '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기업 실적 모멘텀이 1분기 기점으로 약화되고 있어 삼성전자 하나만으로 주가를 밀어올리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