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업들마저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코스닥시장이 흡사 지뢰밭 같습니다. "

시가총액 4000억원 규모의 네오세미테크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면서 코스닥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5일에도 쏠라엔텍 오페스 인젠 등 3개사가 추가돼 지금까지 총 28개사(유가증권시장 6개,코스닥시장 22개)가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 투자자들이 상장폐지라는 '지뢰밭'을 피해갈 방법은 없을까.

한국거래소는 사전에 상장폐지 기업을 아는 것은 쉽지 않지만,지금까지 퇴출된 기업에는 7가지 공통된 특징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상장폐지로 추락하는 기업들은 최대주주가 자주 바뀐다는 점이다. 1997년 상장한 쏠라엔텍은 2007년 12월부터 작년 9월까지 최대주주가 무려 10차례나 변경됐다. 두 달에 한 번꼴로 회사 주인이 바뀐 셈이다. 2006년 상장됐다 작년 11월에 상장폐지된 모빌탑도 최대주주가 6차례 바뀌었다.

본래 사업과는 연관이 없는 사업을 무작위로 추가해 사업 목적이 지나치게 많은 기업도 요주의 대상이다. 특히 바이오,녹색 등 증시에서 뜨는 각종 테마 위주로 사업 목적을 늘릴 경우에는 의심해봐야 한다. 트리니티는 당초 LCD TV 제조업체로 출발했으나 2006년 3월 재생의학 관련 치료법 및 제품 연구 · 개발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가 불과 3개월도 안 돼 사업 목적에서 삭제하고 반도체소재,태양전지 제조,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새로 추가했다. 이어 2008년 2월에는 신용카드업과 문화사업을 새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서종남 한국거래소 공시제도총괄팀장은 "특별히 돈을 버는 사업이 없으면서 각종 테마성 사업에 편승해 주가를 띄우고 증자를 하는 기업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매출을 초과하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기업 △영업활동 외에 타법인 출자나 특수관계자 손실 등 대규모 영업비용이 발생하는 기업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또 유동성 문제로 불리한 조건을 무릅쓰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하는 기업,부적절한 사람을 이사로 앉히는 기업,공시 번복이 잦아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 등도 상장폐지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 팀장은 "코스닥 기업에 투자할 때는 적어도 최근 수년간 해당 기업의 공시 사항이나 감사보고서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상장폐지 같은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