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제자리, 주식펀드 환매에 수익증가 난망

코스피지수가 1,700선 턱밑까지 올라섰지만 주가지수 상승이 증권사들의 수익으로 직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수가 오르면 증권사들의 지갑도 두둑해진다는 증권업계의 통념과 어긋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기 영업실적의 저조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런 우려가 제기된 가장 기본적인 배경은 바로 늘어날 줄 모르는 거래대금이다.

거래대금은 증권사들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9조3천562억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6조2천789억원으로 급감했고, 이달에는 지난 19일까지 6조5천698억원으로 소폭 증가해 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2월에 1,552.79를 저점으로 삼아 같은달 말의 1,594.58을 거쳐 지난 19일 1,686.11까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중순부터 증시의 강세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는 그다지 되살아나지 않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렇다할 거래대금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증권 김용현 연구원은 "지수 회복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증시로의 자금 유입 또는 회전율 상승 효과에 따른 의미 있는 거래대금 증가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주식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되거나 거래가 활발해져 회전율이 상승해야 증권사들의 수익으로 연결되지만 "이런 효과가 발생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속적인 주식형펀드 환매 또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속앓이'의 원인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말 126조2천320억원이던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말 125조6천310억원, 지난 18일 124조7천261억원으로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

기존 주식형펀드의 판매보수를 단계적으로 낮추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이 구현될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비용이 낮아지고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되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수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투자기간이나 판매보수 인하방식 등의 차이가 없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12월까지 석달간 증권사의 순영업수익이 0.1∼2.6%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