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미국 고용 여건이 시장의 예상보다 안정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 가운데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 대외 불안요인들이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조금씩 회복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그리스가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소버린 리스크'(국가채무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오는 16일 그리스의 재정 현황이 발표될 때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 사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 때문에 더 이상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의 긴축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걷혔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5일 개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정책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9일 저점을 형성한 이후 S&P주가가 68.3%가량 상승한 만큼 추가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경계심리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경계심리가 이어진다면 뉴욕증시는 지난 1월 중순의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할 수 있다. PNC자산운용의 빌 스톤 수석 투자전략가는 "장기적으로 시장을 낙관하지만 10% 내외의 충분한 조정 과정을 거치지 못한 만큼 조정이 일단락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 상태가 악화된 주정부의 채권 차환 발생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챙겨봐야 할 경제지표로는 오는 12일의 소매판매와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 등을 꼽을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이는 미 동북부 지역의 폭설로 인한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른 것으로 자동차 분야를 제외할 경우 0.1%의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체인점 실적(동일 점포 기준)이 시장 예상을 웃돈 데 이어 2월 소매판매도 호전된 것으로 발표되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싹틀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는 청신호가 될 수 있다. 같은 날 나오는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는 전달보다 소폭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용시장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 만큼 11일 나오는 최초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주가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블랙록그룹의 밥 돌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제조업이 개선되고 미국의 소비심리가 어느 정도 호전되고 있을 뿐 아니라 주택시장도 바닥을 친 시점에서 고용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고용 안정에 대한 믿음이 확산된다면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데다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만큼 통화당국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가 9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컨퍼런스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