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주총시즌을 앞두고 주식분할에 나서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힌 KPX그린케미칼을 포함해 이달 들어 주식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는 모두 11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2개사)은 물론 32개사에 불과했던 지난해 전체와 비교해 부쩍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제일기획과 현대H&S 보령제약 등 유가증권시장의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줄줄이 액면을 분할키로 했다. 대부분 유통 주식 수가 적거나 하루평균 거래량이 1만주에도 못 미쳐 '품귀현상'을 빚는 종목이다. 제일기획은 액면 5000원을 200원으로 쪼개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가가 비싼 데다 유동성 부족으로 투자자들의 접근이 힘들어 기업 가치가 증시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측면이 강했다"며 "올해는 스포츠 이벤트 등 다양한 호재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주식분할을 통해 거래 활성화를 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H&S 역시 백화점 등 다른 계열사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보령제약은 향후 5개년 사업계획에 포함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액면을 분할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액면분할은 거래량 증가에 따른 수급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엔 호재로 꼽힌다. 이날 KPX그린케미칼은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인 끝에 2만5800원으로 5.31% 상승 마감했고 제일기획도 4일 연속 상승해 30만7500원까지 올랐다. 대원전선아남전자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쟁력에 자신감을 되찾은 기업들이 증시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주식분할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본질적인 주주가치를 유지하면서 투자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