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을 맞아 일부 상장사의 소액주주들이 지지세력을 규합해 목소리를 높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기주총에서 최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표대결이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유가증권시장의 일성신약,코스닥시장의 CMS와 그랜드백화점 등이 꼽힌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주주제안을 한 유가증권시장의 대동공업조광피혁,코스닥시장의 게임하이 등도 눈길을 끈다. 이른바 '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라자드 펀드가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대한화섬태광산업도 관심이다.

일성신약의 경우 비상장 계열사인 씨스코통상과의 합병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소액주주 모임을 이끌고 있는 안창호씨는 "씨스코통상 1주당 일성신약 주식 2.3주를 교부하는 합병 비율은 불합리하다"며 "씨스코통상의 최대주주인 윤병강 회장 측에게 일성신약의 지분을 헐값에 넘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씨스코통상의 대표는 최대주주 일가인 윤형진씨이며 종업원은 한 명에 불과하다.

안씨는 "현재 15%가량 지분을 모은 상태"라며 "주총에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4%가량을 보유한 라자드 펀드 측도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강서 그랜드 아이파크' 사업 양수건을 부결시켜 화제를 모았던 그랜드백화점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대주주인 황성식 미소드림치과 원장은 "감사 및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 제안을 한 상태로 감사 선임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며 "오는 22일 주주명부 열람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 본격적으로 소액주주를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할인마트 쿠폰 사업으로 알려진 CMS엔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코스닥업체 네오엠텔이 소액주주 현금배당을 요구하며 세 규합에 나섰다. 네오엠텔 관계자는 "소액주주 배당 외에 이사 선임 및 해임 등의 안건에 대해 표대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류 브랜드 '코데즈컴바인'으로 유명한 코스닥시장의 예신피제이는 최대주주 부부 간 표대결이 예상되고 있어 관심이다. 박상돈 회장의 부인 오매화씨는 자신과 조카를 이사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