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16일 코스피 지수는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증시를 짓눌러왔던 악재들이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이 그리스 지원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에 이어 오는 16일에는 EU 재무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 역시 완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 정부가 지난 1월에 이어 추가로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번 인상 때처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몇개월 전부터 시장에 반영된 악재이기 때문에 내성이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추세적인 상승이라기보다는 박스권 속 상단을 찾아가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지수는 주요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640선까지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현대證 "반등의 연장선…조선·유틸리티·통신株 주목"

현대증권은 반등의 연장선 상에서 시장 대응을 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악재로 작용했던 3가지 요인들이 점차 완화되는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긴축에 대한 우려는 1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희석됐으며, 미국 출구전략도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분기점으로 남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우려도 희석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위험요인이 완화되는 가운데, 이번 주 역시 시장의 반등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베이시스 악화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을 압박하는 변수가 되고 있어, 수급을 고려한 섹터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배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된 조선·유틸리티·통신의 주가흐름은 견조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 우리證 "코스피, 1640선에선 주식 비중 축소"

우리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의 1차 반등 목표치를 1640으로 잡고, 그 선에서 주식 비중을 줄일 것을 조언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와 기업이익이 좋을 때는 악재가 불거져도 단기 충격은 있어도 소화 가능하지만, 경기하강 시에는 똑같은 악재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후 코스피가 1700선에서 두 번의 고점을 기록하는 동안 3분기를 고점으로 기업이익의 모멘텀 둔화가 발견됐고, 올해 1월 선행적 의미의 경기둔화 위험이 불거졌다"고 밝혔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의 하강 위험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반등시 주식비중을 늘리기 보다는 주요 이동평균선(20,60,120선)이 밀집된 1630~1640선 근접시 주식비중을 줄이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가격 매력이 존재하는 1500선 초반까지 기다리거나, 악재가 확실하게 해소될 수 있는 3월 중순까지 타이밍을 기다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권유했다.

◆ 한양證 "국내 증시, 1560~1640선 박스권 등락 전망"

한양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1560선에서 1640선의 박스권 등락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발 리스크가 큰 고비를 넘기면서 코스피도 그리스 재정위기 부각 이전 수준인 1630~1640선까지 주가 복원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국내증시는 1560~1640선 사이의 등락을 보일 전망"이라며 "반등 기대치만 박스권 수준으로 낮춘다면 저점대응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긴축정책과 국내 경기선행지수 둔화에 대한 우려 등 변동성 요인이 있지만, 상당부분 그리스 재정 위기 부각 이전 주가에 반영된 재료라서 내성이 길러졌다는 판단이다.

그는 "그리스에 대한 EU 회원국 지원이 합의된 이상, 코스피가 박스권 하단까지 추가 하락할 경우 박스권 대응을 전제로 버리지 말고 활용하는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 IBK證 "中 지준율 인상에도 증시 방향성↑"

IBK투자증권은 중국의 2차 지급준비율 인상에도 국내 증시는 상승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지준율이 또 다시 인상됐지만 그 영향력은 한달 전과 비교해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준율 인상이 은행권에 미칠 실질적인 영향이 없고, 중국 본토 주식시장이 받을 영향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지준율 인상 이후 외국인 자금이 중국 긴축에 대한 우려로 이머징 아시아 시장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박 애널리스트는 "MSCI 이머징마켓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1.6 배까지 떨어져 2000년 이후 평균 11배 수준에 근접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머징마켓에 대한 스탠스는 곧 중립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럽의 신용위기가 유로존 내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잡는 등 악재의 무게도 가벼워졌다"며 "시장의 무게중심은 위쪽을 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