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발 악재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사흘 새 84포인트(4.9%)나 떨어졌다. 추가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 1600선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이지만 1500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000억원 가까이 주식을 팔았다. 미국의 은행규제 악재가 불거진 지난 22일 4920억원어치의 주식을 대거 처분한 뒤 전날에는 순매수로 돌아서 안도감을 줬지만 하루 만에 다시 매도세로 전환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미국의 은행규제가 글로벌 자금흐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구조적인 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빠진다고 해서 저가 매수세가 쉽게 가세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지금은 증시의 중기 변곡점을 고민할 시기"라며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경기회복을 반영한 증시 상승추세는 이어지겠지만,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지속됐던 연말 · 연초 상승흐름은 깨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외국인 이탈 가능성이 우려되고 국내 수급기반도 취약하지만,한국의 경기회복과 기업 실적개선 속도를 감안하면 1차적으로 코스피 1600선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악재를 쉽게 극복하지 못하면 2분기 증시가 저점을 찍을 때까지 약세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선행지수가 밀리면 증시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데 이 지수가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3월 선물옵션 만기 때까지 증시가 밀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