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코스피지수는 1700선을 중심으로 공방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기대치에 부합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증시의 반응이 크게 민감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국내외 증시 흐름의 관건있던 미 고용지표 부진에 대해 미국 증시가 보인 의외로 관대한 반응은 국내증시의 방향에 있어서도 일부 참조가 될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 전망치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적발표 이후에는 오히려 좋은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알코아가 11일 첫 실적발표 테이프를 끊고, 오는 14일에는 인텔이 실적을 공개한다.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들이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이 확실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시장이 기준금리와 미국 고용지표 등 변동성 요인인 큰 변수들을 넘긴 만큼 다시 1700선을 놓고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를 제외한 정보기술(IT) 관련주에 대해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이 지속되면서 증시도 숨고르기를 계속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시장대응 보다는 시장 영향력이 높아진 실적변수와 외국인 수급 전개양상에 대한 관망에 무게를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지난 12월 실업률이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약세로 인한 상품주의 강세로 소폭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33포인트(0.11%) 오른 10,618.1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29포인트(0.29%) 오른 1,144.98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17.12 포인트(0.74%) 오른 2,317.17을 기록했다.

◆ 현대證 "변동성 축소, 안정적 주가 흐름 예상"

현대증권은 안정적인 주가 흐름 속에 균형찾기 과정이 추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첫주를 맞은 지난 한 주 코스피지수는 12.5포인트 상승하며 1700에 안착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남겼지만 지난해 상승 분위기의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지수가 하루 오르고 다음날 하락하는 징검다리식 움직임을 보여 올해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도 상당한 변동성 확대를 수반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류 연구원은 "연초부터 수면 위로 부상한 환율과 금리, 유가 등 핵심 증시 변수들과 이로 인한 지수 변동성 확대 등 올해 증시가 '정상화 진입과 균형잡기'임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주 주식시장은 추가적인 지수 변동성 확대보다는 환율 등 증시 변수들의 변동성 축소와 함께 지수도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 근거로 정부의 열석 발어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및 인상 시기 지연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이 제거됐다는 점을 꼽았다.

환율 역시 하락 또는 하락기조는 이어지겠지만 일본 정부의 개입과 미국 고용지표의 상대적 개선 등으로 원화의 일방적인 절상 속도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류 연구원은 "외국인 시각 역시 매수에서 매도로 완전 전환된 것이 아니라 업종간 교체매매 성격이 강한 만큼 지수의 변동성 축소와 안정적인 흐름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증권업종과 같이 지난해 소외주들의 균형찾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대응전략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SK證 "출구전략 부담 털고 전고점 돌파 예상"

SK투자증권은 증시가 출구전략 부담을 넘겼다며 1700선 안착이나 전고점인 1723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락 S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출구 부담을 넘기면서 시장을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는 리스크는 일단락됐다"며 "위험자산에 대한 수익추구 욕구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12월 미국의 신규고용은 8만5000명 감소로 나타나 예상치인 보합에 비해 부진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12월 고용지표의 부진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압력이 완화됐다"며 "달러화 약세 및 주식·원자재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이 변수지만, 주식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행정당국과의 공조 필요성에 따라 실제로 인상에 나설지는 불확실하지만, 인상한다 하더라도 한동안 완화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시중자금은 이미 주식시장에서 한 발 비켜난 상황이기 때문에 주가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다소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1700선 안착 또는 점고점(1723p)돌파에 큰 난관은 없다"고 덧붙였다.

◆ 하나대투證 "1700선 공방 예상"

하나대투증권은 코스피지수가 다시 1700선 중심의 공방 양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부진에 시달렸던 업종도 한 주 더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준금리와 미국 실업률 모두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인들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미국 고용상황도 최악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 작용으로 시장에는 우호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와 관련해 실업률은 안정권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신규고용이 전달에 비해 감소 폭이 커져 우려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미국 고용형태가 횡보만 하더라도 시장에는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 전망치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적발표 이후에는 오히려 좋은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장은 변동성 요인인 큰 변수들을 넘긴 만큼 다시 1700선을 놓고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한금융투자 "IT,자동차 비중 줄일 때"

신한금융투자는 정보기술(IT)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의 차익실현으로 증시가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이러한 양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적극적인 시장대응 보다는 시장 영향력이 높아진 실적변수와 외국인 수급 전개양상에 대한 관망에 무게를 둘 것을 권고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단 이번주는 숨고르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 동향과 이에 따른 미국 증시의 반응이나 국내 외국인투자가들의 차익실현 움직임에 대해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아직까지는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른 만큼 반도체주를 제외한 IT주 및 자동차 등 주요 수출주에 대해서는 저가매수를 서두르기보다는 비중축소를 통해 향후 장세에 대비하는 대응이 유리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수는 단기적으로 숨고르기 흐름이 예상되지만 크게 개선된 투자심리를 바탕으로 활발한 종목장세는 좀더 연장될 것"이라며 "다만 코스닥시장에서 투신권 매도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종목선정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장세는 가격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조선주 및 유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증권주, 일부 반도체주 중심의 제한적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