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락일 여파를 무난히 극복하는 듯 했던 코스피지수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닷새만에 하락 마감했다.

폐장을 하루 앞두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감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유동성 위기설이 나오자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코스피지수는 29일 전날보다 13.11포인트(0.78%) 내린 1672.4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배당락일에도 불구하고 소폭의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폐장을 앞두고 거래가 뚝 끊긴데다 기관이 팔자세를 지속하며 낙폭을 키워갔다.

특히 금호타이어가 직원 급여지급을 연기했다는 소식에다 신용평가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의 무보증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와치리스트에 올렸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다만 마감 동시호가에서 뒷심이 발휘되며 1670선은 간신히 지켜냈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66억원, 97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229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비차익거래가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전체적으로 19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과 비금속광물, 의료정밀, 운수장비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설로 금융 업종의 하락 폭이 컸고 기계와 운수창고, 통신 업종의 내림세도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역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LG화학이 소폭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와 포스코, KB금융, 한국전력, 신한지주 등은 동반 하락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주들이 급락했다.

금호타이어와 금호석유가 12-13%대 하락세를 보였고, 금호산업과 대한통운, 아시아나항공 등도 5-6%대 내림세를 기록했다.

금호아시아그룹에 대한 여신 규모가 큰 금융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우리금융이 5.86% 내린 1만4450원에 장을 마쳤고, 여타 외환은행과 신한지주 등도 2-4%대 하락세를 보였다.

배당락일을 맞아 SK텔레콤, KT, KT&G, S-Oil, 웅진씽크빅, 강원랜드, 대한제강, 율촌화학 등 고배당주들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전컨소시엄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로 초강세를 보였던 한국전력과 한전KPS, 두산중공업도 하룻만에 하락 반전했다.

상한가 3개 종목을 포함해 26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종목을 비롯해 530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3억1227만주, 거래대금은 4조1497억원으로 전날대비 감소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배당락일 여파는 장초반 해소됐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시장에 충격파를 줬다"면서 "폐장일인 30일 역시 1월 증시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정세로 마감할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