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주식시장이 폐장을 하루 앞두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우려했던 배당락일 악재도 거뜬히 이겨내며 상승 반전의 기운마저 느껴지고 있다.

이제 관심은 폐장일의 주식시장 모습과 내년 증시를 겨냥한 투자전략에 맞춰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주식을 들고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기관의 윈도드레싱 효과 지속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증시의 견조한 흐름, 배당락일 다음날 증시가 상승한 역사적 경험 등으로 볼때 긍적적 마인드의 투자전략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로 배당락일의 평균적인 지수 낙폭은 0.2% 하락에 불과했고 배당락일 다음날 지수가 오를 확률은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지수 움직임도 연초 효과가 반영되며 5거래일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달들어 코스피지수는 8% 상승하며 17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면서 "지수가 장단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고, 시장의 과열 여부를 보여주는 VR(Volume Ratio)도 바닥권에 위치하고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배당락일 효과로 10.63포인트 갭 하락하며 1680선 아래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줄여가며 약보합세까지 회복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론 현금배당락지수를 적용했을 경우 17.88포인트(1.04%) 하락한 1668.01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수가 12포인트 이상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폐장일을 앞두고 배당락에 따른 약세 출발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이는 해마다 연말이면 발생된 이벤트"라며 "연말 고배당주들의 배당락 역시 시간이 지나며 배당에 따른 낙폭이 회복돼 왔다는 점에서 배당락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배당투자를 꺼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배당락일 이후 폐장일과 연초로 이어지는 시점에서의 투자전략이 관심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연말에 주식을 팔고 넘어가기 보다 주식을 보유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철강 건설 등 이익전망이 밝은 업종 중심으로 투자목록을 재편할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황 연구원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줄어든 상황이어서 특정 뉴스에도 주가가 크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요인이 아니라면 단기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글로벌 주요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 역시 전날 원자력 발전소 수주와 관련된 종목의 차익실현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35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한 셈이어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외국인들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금융주를 집중력 있게 매수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 주도세력과 주도주가 부각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도주 중심의 차별화된 장세가 연출될 경우 해당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 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면서 "주도주로 자리매김한 종목에 대해서는 가격 매력이 덜하더라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과 연초 장세에서는 앞으로 시장을 주도할 종목군에 초점을 맞추고 물량소화 과정을 이용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나가는 전략이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010년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업종인 디스플레이 은행 소프트웨어 반도체 건설 에너지 내구소비재 업종을 중심으로 매매 집중도를 높여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무난한 장세가 예상된다"며 "수급은 대형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매를 중심으로 원도우 드레싱을 노릴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도 달러강세 진정으로 매수강도를 높이는데 명분이 갖춰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9월말 이후 본격적인 상승추세 복귀를 의미하는 1700선 등극을 앞두고 차익실현 심리와의 접전을 통한 장중 변동성은 확대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장중 변동성에 연연하지 말고 조정 시에도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고 강조했다.

코스피지수가 강력한 매물벽에 둘러쌓인 1700선을 터치하고 경인년 새해 개장일을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