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투자 막차…2010년 실적·현금흐름 챙겨야
28일은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연말 현금배당을 받기 위해 주식을 살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특히 11조원에 달했던 2년 전 코스피200 종목들의 연말 배당금이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7조3000억원으로 줄었다가 올해는 다시 9조2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올 들어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배당수익률(배당금을 현 주가로 나눈 값)은 작년보다 다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옥석을 가려 '알짜 배당주'를 고른다면 실제 배당금이 지급되는 3~5개월 만에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투자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에게 내년도 실적 전망이 밝고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이나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고배당주를 추천한다.

◆현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 따져야

일단 투자 1순위로는 과거에 높은 수익률을 보인 전통적인 고배당주가 꼽힌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 쏟아내는 배당수익률 수치만 보고 투자해선 곤란하다. 중간배당을 감안해야 하는 데다 주가 추이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총 723억여원)을 제외한 연말 배당금은 지난해와 비슷한 8400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말 배당수익률은 4.7% 수준이다. 지난해 주당 5000원을 배당했던 에쓰오일은 올해 3000원 수준으로 줄일 전망이다. 중간배당 600원을 뺀 이 회사의 연말 예상 배당수익률은 4.1% 정도다.

대교의 경우 지난해 16.29%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해 주요 상장사 중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주가는 4910원이지만,지금은 5860원으로 약 20% 오른 탓이다.

순이익이 늘었다고 무작정 기대감을 가지는 것도 금물이다. 농심 계열의 포장재 업체 율촌화학은 올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지만 배당금은 2007~2008년 수준인 500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대규모 설비투자를 앞두고 있어서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업체 대덕전자도 '키코' 손실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순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예정이지만 최근 증권사들의 예상 배당액 평균은 250원으로 예년 수준(300~350원)보다 크게 낮아졌다.

주식 매수 시점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달라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현금배당 예정액을 주당 1000원으로 밝힌 진로발효는 이달 초만 해도 7%에 육박했던 예상 배당수익률이 주가 상승으로 인해 지금은 6.85%로 떨어졌다.

YBM시사닷컴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600원의 결산배당이 유력시되고 있어 배당수익률은 6.55%,강관 제조 · 판매업체 휴스틸도 2007~2008년과 마찬가지로 올 연말 1000원을 결산배당하면 5.97%의 배당률이 각각 기대된다. 강원랜드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총배당금)은 48±3% 수준인데,올해 주당 900원의 배당을 예상하면 수익률은 5.14%로 지난해보다 다소 낮다. 웅진씽크빅도 50% 배당성향을 유지한다면 주당 배당금은 1100원 정도로 추정된다.

◆배당락 · 내년 실적도 고려해야

배당투자가 무조건 안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주식 배당의 경우 배당락일인 29일 이후엔 주식을 사도 배당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배당에 해당하는 부분만큼 주가가 하락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배당을 노린 인덱스펀드 등이 연말에 대거 주식을 사들였다가 1월에 처분하는 경향이 있어 연초에 주가가 약세를 띠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보유 주식의 가치가 가능한 한 빨리 회복되기 위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인지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배당투자에서도 4분기 및 내년 실적이나 현금흐름 등을 핵심 투자 요소로 꼽는다. 또 기업들은 순이익이 늘어날수록 배당을 늘리지만 내년에 투자가 많이 이뤄지거나 실적 전망이 불확실한 경우는 사내에 유보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한편 잊고 지냈거나 찾지 못한 배당금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짚어보는 것도 좋다. 주식의 실소유주를 확인하는 명의개서를 하거나 한국예탁결제원에 문의하면 된다. 국내 상법상 배당금은 지급 후 10년 이내면 주식 소유자의 권리가 살아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